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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잊힐 권리' 유족도 요청할 수 있다

접근배제요청권 수정안, 방통위 29일 전체회의 보고
본인 확인 불충분하면 사업자가 차단 거부 가능
가이드라인 수정안 추상적.. 논란 불씨는 여전할듯
사망자 '잊힐 권리' 유족도 요청할 수 있다

자기게시물에 한정한 잊힐권리 가이드라인 만들기가 한창인 가운데, 사망자(死者)가 생전에 인터넷에 올렸던 게시물을 유족이 요청하면 검색에서 제외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기게시물을 검색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검색사업자는 본인입증이 불충분할 경우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가이드라인 안에 명시된다. 그동안에는 거부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 업계에서는 유족들이 사망자의 게시물을 임의대로 접근배제 시킬 수 있다는 점과 사업자들의 접근배제 거부 요건도 여전히 추상적인 문구에 그쳐 보완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족도 死者 접근배제 요청

2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기게시물 잊힐권리 보장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인 방통위는 이같은 내용을 보완한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 수정안을 29일 방통위 전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수정안에는 사망자가 생전에 인터넷에 올린 글과 동영상 등 게시물의 접근배제를, 생전에 지정한 지정인 외에도 사망자의 유족이 사망자의 잊힐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유족은 사망한 사람의 배우자와 자식 또는 손자로 한정하지만 이들이 모두 없을 경우 사자의 부모 또는 조부모, 이마저도 없을 경우 형제자매로 범위를 정했다. 게시물 접근배제 요청은 유족 전원이 합의해 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게시판 관리자 또는 검색서비스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의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을 판단해 거부할 수 있는 문구도 다소 보강됐다.

기존에는 요청인이 제출한 해당 게시물에 한정해 요청 여부를 검토해야 했지만 수정안에는 '요청인이 제출한 입증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명시돼 연관된 다른 게시물도 감안할 수 있게 했다.

접근배제 요청이 담근 게시물과 관련된 아이디(ID), 별명, 인터넷주소(IP)로 게시된 다른 게시물도 참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접근배제 및 재개 거부' 문구도 명확하게 명시됐다. 사업자가 요청인 또는 이의신청인이 제출한 입증자료가 불충분한 경우 거부할 수 있다는 문구가 독립적으로 추가됐다.

■아직 미완성… 논란은 여전

방통위는 해당 가이드라인 수정을 마치고 상임위원들에게 보고한 뒤 제정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번 지적됐던 사업자들의 의견이 보완된 가이드라인"이라며 "상임위원들에게 보고가 들어갈 예정으로, 업계 실무진과는 수시로 의논하면서 기존 안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에게 사자 게시물 접근배제 권한을 부여할 경우 사망자의 의사와 달리 게시물 블라인드가 빈번하게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망자 자기게시물 접근배제를 놓고 지정인과 유족간 마찰도 일어나기 쉬울 것이란 전망이다.


수정안에는 절차와 제출자료가 구체화됐지만 게시판관리자와 검색서비스 사업자의 거부 요건 등은 여전히 추상적이란 점은 논쟁의 빌미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특히 게시글 작성자 본인이 확인된 이후 잊힐 권리에 따라 삭제돼야 한다는 지적 속에도 블라인드 형식으로 처리돼 검열 등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외 사업자인 페이스북 만해도 블라인드가 아닌 게시글을 삭제하는 방식만이 가능해 적용할 수 없지만 국내 사업자에겐 블라인드를 적용하도록 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