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17회 서울국제금융포럼 패널토론] "금융의 알파고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대중화 주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8 18:14

수정 2016.04.28 18:14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는 법
저금리 환경 직면한 개인.. 투자상품 시장으로 몰려
자산관리 역할·중요성 ↑..최소투자금·자문 비용 등 핀테크가 문턱 낮출 것
한국 금융산업, 중국 공략.. 신뢰와 품질로 승부해야
'제17회 서울국제금융포럼' 둘째날 일정이 28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계속된 가운데 이날 패널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길재욱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상무, 이성복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박사,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과장, 테드 린 BCC그룹 회장. 사진=박범준 기자
'제17회 서울국제금융포럼' 둘째날 일정이 28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계속된 가운데 이날 패널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길재욱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상무, 이성복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박사,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 과장, 테드 린 BCC그룹 회장. 사진=박범준 기자

28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서울국제금융포럼' 둘째날 패널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큰 파도는 도전이자 기회"라면서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노멀', 저성장·저금리 그리고 인구 고령화가 이제는 새로운 정상으로 자리잡는 등 금융산업이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다른 한 축에서는 기술의 발전에 금융이 이끌리는 핀테크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자산운용, 투자자문 등 자산관리 업계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핀테크, 자산관리 문턱 낮춘다

뉴노멀은 금융투자업자의 역할 중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키웠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은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다양한 상품을 찾아다니도록 내몰았다.

연금의 역할이 커지면서 미래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는 긴 시간을 놓고 투자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단순히 예금에 돈을 집어넣고 채권형 펀드만 고르는 게 아니라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등장했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저성장·저금리 환경은 예금·적금만 하던 개인이 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고령화는 투자 시계를 장기로 돌렸다"면서 "복잡한 상품 사이에서 개인은 선택하기 어려워지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투자자문을 받기 위해서는 1억원 이상, 일임형 랩 상품에 가입하려 해도 통상 1000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개인들이 전문적인 자문이나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은 핀테크를 금융투자 영역으로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소 투자한도를 낮추고 자문수수료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게 되면서 자산관리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어서다.

이제까지 핀테크는 지급결제, 비대면거래 등 오프라인의 영역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데 치중해 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 핀테크는 일부 고액자산가나 전문투자가 중심인 자산관리시장의 문턱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박사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제 역할을 하고 비용을 줄여서 고객과의 접점이 가까워지면 상당한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투자에 한해서만 이야기하지만 예금, 보험 등을 포함한 종합자산관리로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규제당국 입장에서 핀테크는 하나의 과제다. 고정사업장이 있고, 사람이 하는 회사를 전제로 한 규제의 틀로는 사람의 개입이 줄어들고 네트워크 형태로 이뤄지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재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 과장은 "투자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 원칙을 지켜야 하는 당국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도전"이라며 "레귤러터리 샌드박스를 도입해 새로운 기술의 유효성을 시장에서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성장' 바뀌는 중국…기회는 있다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정상을 받아들인 중국 시장의 기회도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성장 속도는 늦췄지만 질적인 면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는 중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중국의 자산관리시장은 한눈파는 사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그에 걸맞은 대안을 빠르게 개발해서 중국 투자회사에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산업이 중국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내세워야 할 강점은 바로 신뢰와 품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에서 인정받은 다른 제조업처럼 금융업도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화장품이나 약, 생필품을 사가는 이유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이 없거나 생산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한국 제품의 질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며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테드 린 BCC 회장도 "신뢰와 품질은 중국뿐 아니라 모든 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며 "한국 금융도 품질이 높은 상품을 만들어내고 신뢰를 쌓는다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이세경 기자(팀장) 홍창기 이병철 차장 성초롱 박소현 박지애 박세인 이환주 고민서 최미랑 원희영 김가희 김진호 김현 신현보 이진혁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