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특별기고]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교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8 18:34

수정 2016.04.28 18:34

자연재해에 대한 원전관리 주목
설계기준 초과 사고관리 개정.. 국민이 원전 신뢰하는 계기되길
[특별기고]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교훈

1986년 4월, 옛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30년이 됐다. 체르노빌 사고는 원자로 성능을 시험하는 절차를 무시해 발생한 인재(人災)로, 인적 실수에도 원전의 안전이 보장돼야 하고 이른바 중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방안을 설계와 운전절차에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또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의 안전성은 인위적 실수나 자연재해 등 어떤 상황에서도 보장돼야 한다는 또 다른 교훈을 줬다.

원전은 원자로에 최대 위협을 주는 사고를 가정하고, 이를 설계기준사고로 설정해 사고 시 주변 지역은 물론 원자로 자체에도 아무 이상이 없도록 안전기준이 설정돼 있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안전규제가 설정한 설계기준사고를 초과하는 중대 사고를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매김했지만, 이를 원전 운영자가 주관하는 관리범위에 뒀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 사고의 사회적 여파를 볼 때 중대사고 대응을 정부 관리영역에 둬야 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2015년 6월에는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사고에 대해서도 원전사고 관리계획에 포함할 것을 원자력안전법에 반영했다.

또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하위법령으로서 '사고관리 관련 원자로시설 등의 기술기준과 규칙'이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최근 일본 지진으로 지진이 원전에 미치는 영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전은 최소 6.5~7.0 규모의 지진에도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설계 여유를 고려하면 이보다 큰 규모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어 지금까지 전 세계 원전 중에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구마모토현 인근의 센다이 원전도 아무 피해 없이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도 무려 규모 9급 지진에는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지진이 유발한 초대형 쓰나미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개정 규칙에는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도 원전 주변지역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사고관리계획을 세울 것을 명시했다.

이는 사고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해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관리계획을 의무화한 것으로, 초대형 지진과 같은 상상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능력도 강화할 수 있는 촉진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원전사업자는 3년 이내에 중대사고 대응을 포함한 사고관리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민간 영역에서 안전은 원전 운영을 위한 조건이자 의무다.

그러나 원전 안전은 단순히 원전 운영을 위한 부차적인 조건이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원전 안전은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위한 대전제가 된다. 따라서 민간이 아닌 국가의 영역에서 논의되는 원전 안전책무는 예방 범위를 확장하고 안전성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다.


원자력 안전규제는 국민의 관점에서 원자력 안전을 판단하고 관리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발족 이래 품질 및 기기 검증 등 여러 면에서 원자력 안전관리가 향상됐지만, 정책성명 형태로 유지돼온 중대사고 관리가 구체적인 규제 틀을 갖춘 것은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규제의 큰 도약이라 하겠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교훈을 디딤돌로 삼아 기술기준 이상의 안전성 향상으로 우리나라 원전산업이 발전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원전을 신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동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