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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 "애플 주식 다 팔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9 17:30

수정 2016.04.29 17:30

중국 시장 실적 악화 원인 아이칸 발언에 주가 2%↓
애플주가 이번주 9% 하락
아이칸 "애플 주식 다 팔았다"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애플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애플 주요 주주 가운데 한 명인 그의 발언 뒤 애플 주가는 2% 더 떨어졌다. 칼 아이칸은 2006년 한국인삼공사 상장과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해 배당을 확대하라고 요구하며 KT&G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아이칸은 이날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더 이상 애플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전망이 어둡다는게 이유였다.



그는 애플이 여전히 '위대한' 기업이고,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훌륭히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추켜세웠지만 당분간은 애플 주식을 사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이칸은 주식을 사들인 뒤 경영에 직접 간섭해 경영진과 충돌을 빚는 것으로 악명 높다. 그는 경영진이 무능하다는 평가를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이칸은 그러나 쿡 CEO에 대해서만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말할(칭찬할) 수 있는 CEO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또 애플은 기업 역사를 통틀어도 흔치 않은 훌륭한 기업이라고 높은 점수를 줬다.

그렇지만 애플 주식은 지금은 보유할 수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에 이어 애플에 2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애플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이다.

그는 "중국(정부)의 태도에 어느 정도, 아마도 그보다 더 일수도 있을 정도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애플의 중국 시장 판매를 매우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의 '쓰나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26일 저조한 실적 발표로 주가가 급락했던 애플 주가는 아이칸 발언 뒤 2% 더 떨어졌다. 이번주들어 낙폭이 9%에 이르렀다.

아이칸은 애플 주식을 다시 사들일 수 있지만 그 시기는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위치가 안정된 다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아이칸은 지난해말 현재 애플 주식을 4600만주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아이칸은 그동안의 애플 투자로 크게 재미를 봤다. 그는 애플 주식 매각으로 약 20억달러(약 2조2800억원)를 벌어들인 것 같다고 추산했다. 그가 현금이 필요했다는 점도 애플 주식을 매각한 또 다른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CNN머니에 따르면 아이칸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인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주가는 지난 1년간 33% 폭락했다. 체사피크 에너지, 프리포트 맥모런 등 석유관련 기업 투자 실패에 따른 것이다.


중국 악재에 현금 수요까지 겹쳐 애플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화당 유력 대선경선 후보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아이칸은 공화당 의원들이 미 경제에 대해 '병적인' 오해를 하고 있다면서 이때문에 미국인들과 시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극도로 혐오하는 공화당 주류를 겨냥한 발언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