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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16.1배 늘어나 거래대금 기준 세계 8위

글로벌 자산배분 매력과 함께 수수료가 저렴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ETF시장은 연평균 35% 성장해 글로벌(25%)보다 성장성이 높다. 공격적 투자를 하는 액티브펀드시장은 정체지만 패시브 성격이 강한 ETF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국내 ETF시장의 자산규모는 지난 2006년 1조4524억원에서 지난 28일 기준 23조4611억원으로 10년 새 16.1배나 성장했다. 2010~2015년에는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현재는 거래대금 기준 세계 8위 시장이 됐다.
글로벌 ETF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ETF 자산규모는 2009년 1조달러에서 2015년 말 2조8700억달러로 연평균 25% 성장했다.
지역별 자산은 미국 2조1000억달러(72%), 유럽 5000억달러(17%),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포함) 2500억달러, 기타 750억달러다.
오는 2020년 전후로 ETF시장 규모는 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5조달러, 블랙록은 6조달러로 추정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도 낮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 달성이 중요해 ETF 활용도가 높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부유층 위주였던 자산관리 시장이 로보어드바이저 등으로 대중도 서비스를 받게 된다"며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1위인 베터먼트는 ETF 등을 기반으로 자동 일임서비스로 운용자산 40억달러, 계좌 수 18만개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ETF시장은 2002년 도입 이후 양적으로는 단기 성장했지만 질적 성숙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송경희 수석연구원은 "ETF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단기 매매차익을 위한 트레이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며 "거래량 기준 단기차익을 얻는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45%를 차지할 정도"라고 밝혔다.
ETF시장 성장은 소수의 대형사 위주로 재편돼 과점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내 ETF시장에서는 상위 5개 자산운용사의 비중(운용자산 기준)이 91.8%에 달한다.
국내 ETF 중 삼성자산운용 'KODEX 200'이 순자산 4조968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200' 1조6451억원, 'KODEX 레버리지' 1조4216억원, 'KODEX 단기채권' 1조3004억원, 'KODEX 인버스' 1조2560억원, 'KINDEX 200' 8299억원, 'KODEX 단기채권PLUS' 7935억원, 'TIGER 유동자금' 7654억원, 'KODEX 삼성그룹' 7235억원, 'KBSTAR 200' 7098억원 등의 순이다.
이에 따라 소규모 운용사들은 ETF 운용을 포기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송 수석연구원은 "ETF시장의 성장과 함께 시장 쏠림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글로벌 규제 흐름을 모니터링해 유사 사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중에서도 전체 수탁고 중 상위 10개사 비중이 2008년 38.3%에서 2013년 41.0%로 증가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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