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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SE 공시지원금이 '쥐꼬리'인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10 14:26

수정 2016.05.10 15:53

지원금 주지 않는 애플..."갤럭시 소비자가 아이폰 값 보전해 주는 꼴"
애플의 10.16㎝(4인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의 국내 출시 첫 날 공시지원금이 소비자들의 기대보다 적은 '쥐꼬리' 지원금으로 책정되면서 애플의 배짱장사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미국에서는 이동통신 회사들이 지원금을 폐지하자 자체 판촉을 위한 프로모션과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등 독자 마케팅을 벌이는 애플이 국내에서는 해외보다 높은 출고가를 책정하면서 지원금은 보태지 않고, 별도 프로모션도 없이 달랑 제품만 내놓고 팔리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폰SE의 지원금이 적어 실 구매가격에 부담이 생긴 아이폰SE 소비자들이 이동통신 요금 20% 할인을 선택해 요금혜택을 받고 있다. 이는 결국 삼성, LG등 국산 스마트폰 업체와 이동통신 회사들의 지원금을 받고 매월 꼬박꼬박 통신요금을 납부한 소비자들이 아이폰 사용자들의 할인요금을 보전해 주는 셈이어서 소비자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따라 선택약정 가입자의 요금할인율을 일괄 20%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단말별 지원금 규모에 따라 할인율을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SE'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SE'

■아이폰SE에도 쥐꼬리 지원금, 소비자들 20% 요금할인 선택
10일 이동통신3사는 애플의 아이폰SE를 출시하며 11만~13만원 수준의 지원금을 공시했다. 출고가는 16GB 모델이 56만9800원, 64GB 모델이 69만9600원이다. 10만원대 최고 요금제에 가입해야 지원금을 받아 16GB모델은 약 43만원, 64GB모델은 56만여원에 살 수 있다.

지원금이 적게 책정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폰SE 구매자들은 20% 요금할인 제도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20%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10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2년간 약 48만원의 요금을 할인받을수 있다. 599요금제의 경우 2년간 약 28만8000원, 299요금제의 경우 약 14만4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어 지원금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 업계는 애플이 20% 요금할인 정책의 최대수혜를 보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국내에서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없는 애플이 20% 요금할인에만 기대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원금 보조 않는 애플, 20% 요금할인 수혜만
유독 아이폰이 출시될때마다 20% 요금할인 제도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애플이 다른 제조사와 달리 공시지원금을 보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가 공시하는 지원금은 이동통신사가 고객유치를 위해 제공하는 지원금과 제조사가 자사 제품 판매를 위해 제공하는 지원금이 포함돼 있다.

통상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6대4, 혹은 7대3 정도의 비율로 지원금을 부담한다.

하지만 애플은 이 지원금을 전혀 보조하지 않는다. 애플 제품에 공시된 지원금은 100% 이동통신사가 지원한다. 지원금 한푼 보태지 않으면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20% 요금할인)의 수혜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통3사의 아이폰SE 출고가격 및 지원금 현황
(원)
통신사 모델명 출고가격 최고가 요금제 지원금 599 요금제 지원금 299 요금제 지원금
SK텔레콤 아이폰SE 16GB 56만9800 12만2000 6만8000 3만2000
아이폰SE 64GB 69만9600 12만2000 6만8000 3만2000
KT 아이폰SE 16GB 56만9800 11만5000 7만 3만5000
아이폰SE 64GB 69만9600 11만5000 7만 3만5000
LG유플러스 아이폰SE 16GB 56만9800 13만7000 8만2000 4만1000
아이폰SE 64GB 69만9600 13만7000 8만2000 4만1000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해외에서 이통사의 지원금이 사라지자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등 스스로 판매를 독려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체의 지원금이나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다"며 "20% 요금할인으로 판매가 보장되니 애플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 수 있는 시장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단말에 20% 요금할인 일괄 적용이 답인가
일각에서는 삼성, LG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 사용자의 요금할인을 보전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이나 LG는 지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통사가 20% 요금할인 고객과 지원금 고객을 적절히 전략적으로 유치할 수 있지만 애플의 경우 20% 요금할인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결국 다른 제조사 소비자들이 애플 소비자의 단말기 구입 비용 일부를 보전해주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20% 요금할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요금할인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지원금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원금이 높은 단말을 구매할때는 20% 보다 많은 요금할인 혜택을 주고, 지원금이 적은 단말을 구매할때는 요금할인율을 20% 보다 낮출 수 있는 탄력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당분간 20% 요금할인 제도를 수정하거나 개편할 의지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