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이번 정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인수위 원년 멤버'들이다. 인수위 활동 외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신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강석훈 신임 경제수석수석,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은 조세연구원과 한국재정학회를 주축으로 한 국내 대표적인 재정학자들이자 19대 국회에서 나란히 활동했다는 점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다.
이들이 정권 후반기 '구원투수'로 재부상한 건 야소야대 구조 속에서도 강력한 팀워크 하에 전체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잃지 않고, 막판까지 구조개혁과 경제살리기를 완수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안팎에선 '유일호·안종범·강석훈' 트로이카 체제 가동으로 박근혜 정부 최대 난제로 여겨지는 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개편, 규제개혁 추진이 뒷심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이번 청와대 개편에 대해 "안종범 수석, 강석훈 수석은 정책면에 있어서 사실상 '한 몸'으로 볼 정도로 같다고 볼 수 있으며, 두 사람과 유일호 부총리와의 관계 역시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 안종범 경제수석이 정책조정수석으로 이동하면서 3당 체제하에서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여소야대 구조를 돌파해가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 마찰을 빚고 있는 공기업 성과연봉제 확산이나 노동시장 개편 등 쟁점 법안 처리 등 구조개혁 추진이 탄력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안종범 수석이 '수석 중의 수석'인 정책조정수석으로 이동하고, 같은 미국 위스콘신대 박사 출신인 강석훈 수석이 합류하면서 청와대의 정책주도권이 한층 강화되면서 행정부의 자율권이 약화되는 모양새를 띠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정책 집사'로 불리는 안종범 수석은 조세연구원 출신으로 유 부총리와 '건강한 복지를 꿈꾼다'는 책을 함께 출간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강 수석은 스스로 "내 손때가 안 묻은 국정과제가 없다"고 할 정도로 경제정책 전반에 이해가 높다.
2012년 대선 공약개발 단계에서 김종인 당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과 경제민주화를 놓고 마찰을 빚은 전력이 있을 정도로 학자적 고집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엔 한국경제를 '난파선'에 비유하며, 법인세 인상이나 복지논쟁 보다는 강력한 구조개혁으로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선 기재부가 컨트롤타워를 맡고,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조체제를 유지해 산업적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제정책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나 기본적인 성품 자체는 유 부총리나 강석훈 수석 모두 온건한 합리적 조율자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강 수석은 19대 국회 기재위 간사를 맡아 정책설계 과정에서 정부와 갈등이나 마찰보다는 협업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당·정·청간 원활한 소통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3월엔 이번 20대 국회 공천 탈락의 충격 속에서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박근혜 정부의 올해 핵심 정책인 규제프리존을 뒷받침하는 특별법을 의원발의해 '공신'으로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대 82학번인 강수석, 기재부 최상목 1차관, 송언석 2차관간 호흡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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