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발 '전세대란' 걱정 덜었다
올해 이주규모 5970가구 대부분 전셋값 저렴한 편.. 인근 빌라·다세대로 이사
미사강변·위례신도시로 이동하는 가구도 많아.. 과거 같은 대란은 없을 듯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늘어난 이주 수요 때문에 올해에도 '강남발(發) 전세대란'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지역 전세 거래량은 이주수요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줄어들고 전세가 상승률도 되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는 올해 이 지역에서 이주를 시작하는 단지들의 전셋값이 높지 않아 지역의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인근 미사강변도시, 위례신도시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강남지역의 이주 수요를 흡수하고 있어 강남권과 주변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지역 전세 거래량.전셋값 올 들어 주춤
올해 강남지역의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의 전월세 거래량은 2만98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3163건)보다 10% 정도 줄었다. 학군 수요가 몰리는 2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거래량이 모두 하락했다.
지난 3월 강남3구의 거래량은 7910건으로 전년 동기(9951건) 대비 20.5%가 하락했다. 서울 평균(15.7% 하락)과 비교해도 5% 가량 낮다. 거래량이 줄면서 상승률도 둔화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 상승률(전월 대비)은 △1월 0.23% △2월 0.14% △3월 0.11% △4월 0.13%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의 평균 전세가 상승률은 △1월 0.078% △2월 0.062% △3월 0.048% △4월 0.005%를 기록해 더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전셋값 상승률이 0.05% 이하인 곳은 강남4구 밖에 없다. 송파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보합세를 보였고, 강동구는 0.02% 하락하기까지 했다.
■"개포동, 전세가 낮아 강남 전세시장에 영향 못 줘"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는 "올해 강남에 재건축 이주민들 때문에 전세난이 온다고 하는데 그건 실상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올해 많이 이주하는 단지들은 전셋값이 낮아 강남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설명한다.
올해 강남구에서 재건축으로 이주하는 곳은 '개포시영', '개포주공3.4단지' 등 5970가구다. 개포동 공인중개 업계에 따르면 이들 단지의 전세 보증금은 1억~2억원 내외로 전셋값이 4억원 이상인 인근 아파트보다 굉장히 저렴하다. 그래서 이주민들도 인근지역의 빌라나 수도권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다.
개포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들은 양재동, 일원동, 수서동의 다세대.다가구주택으로 가거나 아예 성남, 광주, 용인 등으로 이주한다"며 "전세가가 높았던 청실아파트가 이주할 때처럼 이주 대란은 올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지역의 전세 수요가 늘지 않는 다른 이유는 세입자 비율이다. 개포시영과 개포주공의 세입자.집주인 비율은 9대 1 정도로 세입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이미 이주를 하고 새 아파트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전세 수요가 늘지 않는 것이다.
■위례.미사가 이주 수요 흡수
입주가 본격화된 인근 신도시도 강남권의 전세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강동구에서 올해 이주가 확정된 단지는 '고덕주공 5~7단지' 등 2660가구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이주 가구가 적지 않지만 이주민들이 강동구만 고집하지 않고 인근 하남 등으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전한다.
고덕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언론에서 우려하는 만큼 '재건축 전세난'은 아니다"라며 "인근의 미사강변도시가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면서 이주 수요를 많이 흡수했다"고 답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올해 강남 전세난이 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의 입주 물량"이라며 "이곳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인접한 강동.송파는 물론 강남.서초구의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