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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가족 세명 나란히 낙하산 강하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23 19:35

수정 2016.05.23 19:35

"우리는 용감한 가족입니다"
23일 세 식구 모두 낙하산 강하훈련에 참석한 유해일 준장 가족. 왼쪽부터 유 준장, 외아들 유준혁 일병, 부인 홍영미 중령.
23일 세 식구 모두 낙하산 강하훈련에 참석한 유해일 준장 가족. 왼쪽부터 유 준장, 외아들 유준혁 일병, 부인 홍영미 중령.

가정의 달인 5월의 막바지에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 하늘에서 낙하산을 펼쳤다. 세 식구가 같은 날 낙하산 강하훈련에 참가한 이색가족의 주인공들은 아버지 유해일 준장(53), 어머니 홍영미 중령(52), 외아들 유준혁 이병(21)이다.

육군은 23일 "아들과 아버지, 아버지와 딸.사위가 함께 강하훈련에 참가한 사례는 있었지만 유 이병 가족처럼 어머니까지 가족 모두가 강하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가족이 강하훈련을 하게 된 데는 홍영미 중령의 역할이 컸다. 다음 달 30여년의 군생활을 마무리하는 홍 중령은 정든 군대를 떠나기 전에 군인으로서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 "가족 모두의 낙하산 강하훈련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홍 중령은 7년 전 특수전사령부 정훈공보참모 직책을 맡게 되면서, 45세의 늦은 나이에 20대의 혈기왕성한 군인들과 함께 공수교육을 이수했었다.
야전을 떠난 지 오래지만 남편 유해일 준장도 사관학교 생도 시절 공수교육을 떠올리며 아내의 의견에 흔쾌히 동의했다.

이들 부부가 강하훈련 참가를 결심한 배경에는 특수전사령부 경비소대에 근무하고 있는 외아들 유준혁 이병이 공수훈련을 앞두고 있었던 점도 크게 작용했다.

유 이병은 입대 전 몸무게가 100㎏을 넘어, 지난해 징병 신체검사에서 3급 현역 판정을 받아 고대해왔던 특전사에는 지원할 수 없었다. 그는 1년 동안 20㎏을 감량해 올해 2급 판정을 받아 지난 4월 꿈에 그리던 특전사 검은 베레가 됐다.


각자 사연을 품은 세 식구는 23일 오후 500~600m(1800~2000피트)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CH-47 헬기에서 나란히 하늘을 향해 몸을 던졌고 낙하산 강하를 무사히 마쳤다.

성공적으로 지상에 착지한 홍 중령은 "정훈병과에서 군생활을 해왔지만 특수전사령부에서 근무했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군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가족 모두가 함께 강하훈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군이 고맙다"고 말했다.


첫 낙하산 강하를 경험한 유 이병도 "부모님과 함께 첫 번째 강하훈련을 하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부모님이 모두 군인이시니 남들보다 2배의 군인정신으로 군복무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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