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학습지 방문교사 출신으로, 외제차 동호회 활동을 하며 자신을 대학병원 의사라고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동호회 회원으로부터 요가강사 A씨(27·여)를 소개받고 자신을 대부업체 회장의 혼외 외손자라고 속였다. 그는 대부업체 회장이 국내 유력 재벌가 오너의 장인이라고 꾸미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2004년 결혼해 자녀를 둔 유부남으로, 당시 학습지 교사도 그만둬 무직이었지만 위조한 통장과 아파트 매매계약서, 역할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해 피해자에게 재벌가 자손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전문대여 업체에서 몇시간 동안 빌린 고급차로 재력을 과시했고 업체측에 차를 돌려줄 때 자신을 ‘도련님’이라고 불러달라고 미리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역할대행 전문 사이트에서 부모역할을 해줄 사람을 고용해 상견례까지 거짓으로 치렀다.
피해자 A씨는 김씨의 말을 믿고 결혼을 약속해 1년 6개월 동안 연인관계를 지속했고 김씨는 피해자로부터 2014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예물 명품시계 구입비와 예단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뜯어내기까지 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서울의 특급호텔에서 결혼을 하자며 청첩장을 찍기도 했으나 결혼을 2주 앞두고 어머니의 병환 등을 핑계로 예식을 미루다 이를 의심한 A씨가 경찰에 신고를 접수하며 범행이 탄로났다. 경찰은 김씨의 여죄를 수사 중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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