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취약점인 느린 업데이트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당근과 채찍을 이용해 파트너사에 이를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의 최신 OS인 '마시멜로우' 버전을 사용하는 기기는 전체의 7.5%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애플의 기기 중 최신 OS인 iOS9를 이용하는 비율이 84%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소비자와 규제 당국도 느린 업데이트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 소비자 단체는 지난 1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스마트폰 업그레이드를 방치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제조사 및 통신업체에 더 빠르게 업데이트를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구글은 개발사들이 잦은 업데이트를 시행할 수 있도록 압력을 불어넣고 있다. 구글은 업체들의 업데이트 순위를 매겨 발표하고, 업데이트가 느린 업체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 압력과 함께 업데이트 방식 개선에도 나섰다. 업데이트 없이 보안을 강화하거나, 통신사 테스트 요건을 완화하는 식이다.
구글이 OS 업데이트에 속도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 때문이다. 구글은 수익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배포하고 있지만, 구형 OS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최근 구글이 선보인 가상현실(VR) 운영체제인 '데이드림'은 최신 안드로이드 OS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업데이트 지연이 구글의 미래 먹거리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또 OS 업데이트가 늦어질 경우, 이용자들이 구글의 보안 패치를 바로 이용하지 못해 취약한 보안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 구글은 문자메시지에 악성코드를 심어 배포하는 일명 '스테이지프라이트 해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매달 보안 패치를 내놓고 있지만,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에 이를 신속히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제품에 일일히 호환성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OS 파편화'에 대해 히로시 로크하이머 구글 안드로이드 최고 책임자는 "업데이트 부족은 안드로이드의 보안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며 "이것은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구글의 이런 시도가 벽에 부딪힐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제조사들은 원활히 후속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보다 신제품 판매가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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