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피자헛 로봇 직원 도입, 인간과 로봇의 일자리 논쟁 재점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5.26 15:49

수정 2016.05.26 15:49

세계적인 피자브랜드인 피자헛이 로봇을 점포 직원으로 쓴다고 발표하면서 일자리를 둘러싼 인간과 로봇간의 갈등에 다시금 불똥이 튀었다. 편의성와 경제성으로 무장한 로봇이 인간을 몰아낸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아직 로봇이 인간을 따라잡기에는 멀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국적 카드기업 마스터카드는 24일(이하 현지시간 )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피자헛 점포에 일본 정보통신(IT)업체 소프트뱅크의 인공지능 로봇 '페퍼'가 배치된다고 전했다. 마스터카드는 페퍼에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한다.

페퍼는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3년 인수한 프랑스 로봇기업 알데바란로보틱스에서 개발한 세계최초의 감정인식 로봇이다. 1.2m 높이의 로봇은 일본 미즈호은행같은 사업체에서 고객도우미 등의 용도로 쓰이고 있으며 이미 7000여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페퍼는 피자헛 매장에서 우선 주문과 계산만 담당할 예정이다. 마스터카드의 결제 앱을 보유한 고객은 페퍼를 통해 주문 내역을 계산할 수 있다. 페퍼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아시아 지역 매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의 보니 릭스 애널리스트는 최저임금이 올라갈수록 로봇 같은 자동화 기기가 더욱 경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5일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의 에드 렌시 전 최고경영자(CEO)는 "감자튀김 포장같은 비효율적인 일에 쓰는 직원에게 시급 15달러를 주느니 3만5000달러(약 4135만원)짜리 로봇팔을 사는 것이 더 싸다"고 말했다. 미 메릴랜드대학 로봇연구소의 사라 버그브라이터 국장은 여러 외국어로 주문을 받아야 할 경우 로봇이 인간보다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로봇 직원에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민텔 북미지부의 칼리 거노트 경향 분석 매니저는 "로봇이 사람을 접대하는 식당은 단순하고 추천메뉴 같은 것이 없는 부류뿐이며 그나마 식권자판기가 가장 성공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로봇이 손님들의 알러지나 기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그저 로봇보다는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원하는 손님도 감안해야 한다.

존 셸던 마스터카드 혁신경영부문장은 페퍼 도입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대체하려 하지 않으며 인간 직원들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로봇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인간 직원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