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 21세기북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 21세기북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쓴 저자의 한국에 대한 또다른 책이다. 2011년 출간됐지만, 5년 동안의 경험을 더해 완전히 새롭게 펴냈다. 전작에서는 세계 속 한국의 위상과 역량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자신의 삶과 한국에 살면서 겪고 느낀 한국 문화, 사람에 대해 말한다.
이번 책에 붙인 '대(大)한국 표류기'라는 부제는 비록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국 문화를 외부인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저자의 바람을 담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태어난 저자가 어떻게 '한국인보다 한국인을 더 잘 아는 외국인'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었는지, 일본과 대만을 거쳐 한국에 오기까지의 과정 등 개인적 삶이 담긴 자전적 에세이다.
이 책이 의미있는 것은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 또 교수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로 겪은 한국의 교육의 문제점 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저자는 책의 첫 부분인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필요한 이정표를 찾았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은 '왜 사는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사는가'의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였다. 그 결과, 세계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일컬어질 만큼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정신적 가치인 '방향'은 잃어버린 채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잃어버린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저자는 인문학 교육의 부활을 제시했다. 인문학은 세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학문으로, 토론과 독서 등은 급변하는 미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상아탑'이라는 대학마저도 취업의 전초기지로 전락하면서 인문학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최근 대학가와 비교하면 입맛이 쓴 지적이기도 하다.
예일대, 도쿄대, 하버드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의 오늘을 있게 한 비결로 어려서부터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다지고,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유대인식 교육법과 동서양 고전 읽기를 꼽기도 했다. 교육의 핵심은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스스로 깨닫고 실천으로 옮기는 저력을 쌓아가는 것이라는 충고는 우리의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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