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진중권 "홍대 일베 조각상 파괴, 일베보다 더 무서운 것"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1 10:37

수정 2016.06.01 10:54

진중권 "홍대 일베 조각상 파괴, 일베보다 더 무서운 것"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서울 홍익대학교 정문에 설치된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파손된 것과 관련해 “일베보다 더 무서운 게 이런 짓 하는 놈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1일 트위터를 통해 “작가의 의도와 상관 없이 작품에 '일베 옹호'라는 딱지를 붙이는 해석적 폭력에 물리력을 동원한 실력 행사까지.. 어떤 대의를 위해서 남의 표현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짓밟아도 된다고 믿는 자들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적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주의, 주장, 이념의 주창자들이 각자 자기들의 관점에서 작품에 대해 저런 해석적 폭력을 가하며 물리력을 동원해 작품을 파괴한다면? 볼만할 거다. 옛날에 민중미술이 저런 취급을 당했었다”면서 “저 정도 표현도 허용이 안 된다면 예술가들은 사회에 대해 입 닫고 그냥 이쪽저쪽 다 만족시키는 기름장어 같은 작품이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진 교수는 “모든 당파는 저마다 그것을 위해선 뭔 짓을 해도 되는 숭고한 대의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런데 그 놈의 '숭고'가 어디 하나만 있겠나?”라며 “서로 모순되는 여러 숭고들이 서로 충돌하고 대립까지 해서 피차 파괴하면 뭔 꼴이 날까? 저 작품이 마음에 안 들 때 할 수 있는 최대의 것은 그냥 '몰취향하다'고 말하며 지나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독일의 한 예술가가 히틀러 경례 퍼포먼스로 고소를 당했으나 무죄를 선고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그 때 판사님 말씀은 '요나단 메세의 작품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심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일베가 나치 수준이나 되나?”라며 “미적 평가로 끝낼 일을 도덕적 단죄에 사법적 처벌까지 들어가야 성이 차나보다”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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