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중소 가전업체들 '여름특수' 잡아라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1 18:35

수정 2016.06.01 18:35

올여름 고온다습 전망
선풍기·서큘레이터 등 신제품 출시 시장 공략
신일산업 블랙라벨 에어 서큘레이터
신일산업 블랙라벨 에어 서큘레이터

위닉스 제습기
위닉스 제습기

중소 생활가전업계가 올 여름 덥고 습한 날씨가 될 것이란 기상청 예보에 활기를 띠고 있다. 5월 이상 고온 현상에 이어 여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풍기.서큘레이터.무선 물걸레 청소기 등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어컨 시장이 대목을 맞아 선풍기.제습기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등 물량 공세를 하고 있어 모처럼의 특수에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온다습 여름 예보에 모처럼 특수 기대

1일 업계에 따르면 선풍기, 서큘레이터, 무선 자동 물걸레 청소기 , 제습기 판매는 날씨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풍기나 무선 자동 물걸레 청소기의 경우 한해 판매량 절반 이상이 여름인 6~8월 에 집중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마른 장마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영향으로 여름 가전 시장은 위축됐었다.
올해는 낮 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여름 날씨가 5월부터 지속되면서 계절 가전 매출 신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이미 선풍기와 에어서큘레이터는 대목에 접어들었다.

선풍기로 잘 알려진 신일산업은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전체 350만대인 팬 시장 규모가 약 10~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일산업은 이같은 흐름에 맞춰 올해 프리미엄 선풍기로 승부할 계획이다.

서큘레이터도 여름 가전 특수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큘레이터는 야외에서는 선풍기 대용으로, 실내에서는 강한 바람을 활용해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을 멀리 전달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와 호응을 얻었다. G마켓에서 5월 서큘레이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18%나 신장했다.

무선물걸레 청소기 시장도 여름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 자동 물걸레 청소기로 잘 알려진 경성 오토비스 최태웅 대표는 "물걸레 청소기 매출의 50%가량이 여름인 6~8월 사이에 집중된다"며 "창문을 자주 열어 먼지가 많이 쌓이는데다 습한 날씨로 바닥이 꿉꿉해지다보니 구매가 몰린다"고 설명했다. 제습기도 장마철인 8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고 습한 날씨가 될 것이란 전망에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컨 사면 선풍기.제습기 공짜' 공세는 우려

모처럼의 날씨 특수에 중소 가전업체들은 여름 매출 확보에 공을 들이면서도, 한편으로 에어컨과 같은 대형 가전제품을 사면 선풍기.제습기.서큘레이터 등을 사은품으로 주는 사례가 나오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지만 전문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본의아니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이은 시장 불황에다 자체적으로 제 값을 받고 팔지 못하면 디자인이나 신규 기술 개발 비용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기술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이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선풍기나 제습기 등이 '덤으로 받는 것'나 '할인 행사 제품'이라고 고착화될 땐 시장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 제품의 끼워팔기식 활동으로 시장 자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나 제품 가치 하락이 우려돼 안타깝다"며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으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수요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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