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산운용업계 "구조조정 기업 해외자산 우선 인수권 달라"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2 18:13

수정 2016.06.02 18:13

대우조선·현대重 등 우량 해외인프라 사업
KIC "공동투자" 제안에 "국부펀드가 지분 투자.. 리스크만 떠넘겨" 불만
자산운용업계 "구조조정 기업 해외자산 우선 인수권 달라"

자산운용업계가 조선업계 구조조정 매물로 나오는 해외 우량 인프라 자산에 대해 우선적으로 인수할 기회를 달라고 한국투자공사(KIC)에 건의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IC 주도의 해외 인프라 공동투자에 대한 실무자 협의가 지난달 26일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국토해양부도 참석했다. 국토해양부는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와 KIC의 의견을 청취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이 자리에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즉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이 보유한 해외 인프라 자산을 매각할 때 KIC 주도의 해외 인프라 펀드에 우선적 인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추진한 해외사업 중에는 중동국가의 공기업이나 국부펀드가 지분투자한 우량 사업도 있다.
따라서 해외 매각보다 국내 건설사와 자산운용.증권사들에게 우선적으로 사업권을 매각해 조선사들의 상생 기회는 물론 국내 자산운용사.증권사의 해외역량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해외 인프라의 지분에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국내 연기금과 은행.자산운용.증권사가 자금을 모집해 국내 조선사의 자산 구조조정에 참여한다면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해외투자 역량도 높이면서 조선 구조조정도 활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자산운용사들의 제안은 KIC가 구상하는 해외 인프라 공동투자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KIC가 제안한 공동투자 구조는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리스크를 높이는 방식이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해외 인프라의 지분에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은 해외 인프라 사업시 운용사(GP)로서 지분을 투자하기보다 투자자(LP)를 모으는 금융주선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분투자는 리스크가 높은 데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이 1000억원도 되지 않아 수조원 규모의 사업에 대한 지분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사 중 가장 많은 95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보유 중이다.


KIC는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 투자가 진행되면 지분투자와 대출의 혼합 방식인 메자닌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견이다.

메자닌 투자는 100% 지분투자보다 리스크가 적다.
대출이자를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분투자의 리스크를 상쇄시키기 때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결국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운용사로서 모든 리스크를 부담하고 KIC는 리스크를 덜 부담하겠다는 말밖에 안된다"며 "해외는 반대로 국부펀드와 공기업이 민간 건설.조선사와 함께 지분투자에 나서고 운용사는 투자자를 모집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딩을 한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