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국내증시 자금유출 규모 2조7000억 달할 듯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2 18:13

수정 2016.06.02 18:13

이달 '중국 A주' MSCI 신흥지수 편입 예고
중국 A주 5% 반영되면 한국 비중 0.3%P 감소
완전 반영되면 지금보다 2.9%P 감소.. 中과 격차
외국인 자금이탈 불가피
국내증시 자금유출 규모 2조7000억 달할 듯

이달 중순 중국 A주식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MSCI) 신흥국지수(EM) 편입이 점쳐지면서 국내증시에서 2조7000억원대의 자금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주식 비중이 커지면 그만큼 한국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편입이 결정되더라도 본격적인 자금유출은 2017년 이후로 보이는 데다가 이미 시장에서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中비중 늘고 韓비중 줄어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MSCI 신흥국(EM) 지수내 중국 비중은 25.9%, 한국 비중은 15.2%이다.

중국 A주의 MSCI신흥국 지수 편입시 자금유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A주란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내국인과 허가를 받은 해외투자자만 거래를 할 수 있는 주식이다.


중국 A주 시가총액의 5%가 신흥국 지수에 편입한다고 봤을때 중국 A주는 MSCI지수에서 1.1%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 전체 비중은 27.3%로 느는데 반해 한국 비중은 14.9%로 줄게 된다.

중국 A주가 100% 완전 편입된다면 중국 A주 비중은 18.2% 현재 한국 전체 비중보다 커진다. 이렇게 되면 한국 비중은 12.3%로 지금보다 2.9%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A주 5% 편입시 한국 증시에서는 2조7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추정된다. 100% 편입시에는 25조8000억원의 자금 이탈이 예상된다.

중국 A주 5% 편입이 결정될 경우 업종별로는 MSCI EM 인덱스에서 보유비중이 높은 IT, 경기소비재, 금융업종 순으로 자금이탈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전체 비중이 신흥국 지수내에서 0.3%포인트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6027억원, 현대차 885억원, 네이버 836억원, 신한금융그룹 718억원 정도의 자금이탈이 전망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A주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으로 투자금 일부를 먼저 옮겨 놓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증시에서 어느정도 자금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 자금이탈 내년

다만 중국 A주 편입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편입 시점이 오는 2017년 7월이기 때문에 자금이탈도 내년 이후 현실화될 전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국 주식의 경우 1992년 신흥국 지수에 20% 편입된 후 100% 완전 편입되기까지 6년이 걸렸고 대만의 경우 1996년 50% 편입 이후 100% 완전 편입까지 9년이 소요됐다"면서 "중국 A주는 시장 규모가 크고 개방 정도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완전 편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과정에서도 당초 우려와는 달리 증시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이 이미 예고된 악재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중국 ADR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외국인은 당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막판 1057억원을 매도하면서 5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사흘 만에 순매수에 나선 기관이 18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전일 대비 상승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8조4247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호재,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외국인 매도 강도는 덜했다"며 "MSCI 신흥지수내 ADR 확대가 선반영된데다 증시 주변 상황이 지난해 11월과는 달리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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