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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이철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장 "조선업 정상화 대비 인력유실 막아야"

김기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2 18:34

수정 2016.06.02 18:34

[fn이사람] 이철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장 "조선업 정상화 대비 인력유실 막아야"

"어려운 때일수록 힘을 모아 함께 가야 한다."

지난해 9월 초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장으로 부임한 이철우 지청장(사진)은 경기침체로 인한 조선업계 구조조정 사태로 어느 때보다 가슴 아픈 고민거리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부터 과장급 이상 사무직 노동자 희망퇴직을 시작으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에 돌입, 하청업체를 포함해 3000명 넘는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이 주요 업무인 고용노동지청은 실직 근로자의 취업알선, 교육훈련, 창업컨설팅 등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 청장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십년간 정들었던 사업장을 떠나야 하는 근로자에게 다른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일이 고용노동지청에 주어진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다각적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청장은 우선 재취업 전담반을 구성, 적극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매주 고용동향을 체크하고 조선업종 구직자 전담창구를 설치해 심층상담을 하고 있다.


또 석유화학, 자동차부품업체 등 다른 주력산업이나 유사업종 사업장을 중심으로 매월 2회 유선통화나 직접방문으로 구인수요를 적극 발굴할 방침이다.

이 청장은 "지난주 착공한 S-OIL 플랜트시설 공사나 대한유화 플랜트시설 공사 등 대규모 공사에 용접, 배관과 같은 조선업종과 유사한 공정이 많다"며 "조선업체 근로자 일부라도 이쪽으로 재취업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전직 희망 근로자에게는 전직훈련 기회를 줘 희망하는 직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고 민.관 합동으로 '희망일자리센터'를 설치해 취업상담부터 훈련, 창업, 취업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능력과 희망에 맞춘 맞춤형 일자리를 적극 찾아주고 있다.


실직자 구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고용유지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그는 "근로자들은 고용노동부가 사용자 편만 든다 하고, 고용주들은 거꾸로 약자 편만 든다고 불만을 토로해 양쪽 틈바구니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중재에 나서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라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고용을 계속 유지하려 애쓰는 사업체에는 정부 예산을 적극 지원하는 대신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은 자제하도록 권유해 양쪽이 상생의 길을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지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울산에서만 80여개 조선 대기업 사내협력업체가 문을 닫았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청장은 "현대중공업과 미포조선이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언젠가 기업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가정하면 숙련 근로자들이 하청업체 폐업으로 울산을 떠난다면 향후 인력부족 현상이 불가피하다"며 "대기업들이 당장은 힘들더라도 원.하청 상생협력 등을 통해 협력업체들을 함께 끌고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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