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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수준 美 5월 고용지표...6월인상 물건너가고 대선 변수로 부상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5 14:41

수정 2016.06.05 14:41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쇼크' 수준으로 나왔다.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 숫자가 시장전망치의 4분의 1을 약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관계자들의 잇따른 매파성(통화긴축, 다시말해 금리인상 선호) 발언으로 6월 금리인상설에 대비하던 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엔화가치는 급등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금값은 뛰었다.
시장에서는 6월이 아닌, 7월 또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美 '고용쇼크'…금용시장 '출렁'
미 노동부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5월 고용통계에서 실업률은 전월 5%에서 4.7%로 떨어졌다. 지난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낮았다.

하지만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3만8000개 생기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0년 9월 이후 가장 저조한 규모다. 당초 예상했던 16만개에도 훨씬 못미쳤다. 지난달 진행된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존 노동자들의 파업 과정에서 파업에 참여한 3만5000여명이 실업상태로 분류된 게 5월 고용지표에 영향을 줬지만 이를 감안해도 지나치게 낮은 신규고용 수준이다. 미국 노동부에서 집계하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고용지표다.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데도 실업률이 낮은 것은 구직을 포기하는 자는 실업자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이 노동시장에서 빠진 구직포기자는 60만명이 증가했으며 노동참여율도 62.6%로 악화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3월과 4월의 신규고용 규모도 하향 재조정했다.

그동안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미국 고용 지표가 개선되면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해왔다. 판테온캐피널의 애널리스트 이언 셰퍼드슨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죽었다"며 7월 인상 전망도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에 비유했다.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 모하메드 엘에리안도 이번 고용 통계 결과로 인해 "연준이 애매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CME그룹은 20%였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로 떨어뜨렸다.

금융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우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6월에 올릴 확률이 떨어지면서 그간 6월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던 달러가치는 무너져 내렸다.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고용지표 발표 직후 약 한시간만에 1.4% 가까이 추락했다.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일본 엔화는 되레 상승했다. 3일 109.14엔까지 상승했던 엔·달러환율은 4일 106엔대까지 떨어졌다. 엔화가치가 오른 것이다.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벤치마크 지표물인 10년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700%로 전날보다 9.8bp(1bp=0.01%포인트) 내렸다. 이는 종가기준 지난 4월7일 이후 가장 낮다. 금값은 2% 이상 뛰었다.

■6월 인상 힘들 듯…美 대선에도 영향
저조한 신규일자리 숫자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소속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에게는 이번 고용 수치는 골치거리가 될 수 있다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슬로드가 밝혔다.

이번 통계에서 구직 포기자들 중 상당수가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나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를 지지하는 중년 및 저학력 노동계층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대상자들의 47%가 트럼프가 클린턴(36%) 보다 경제에 있어서 더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고 강조해온 클린턴에게 이같은 지표는 악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뉴저지주 프린스턴 소재 이코노믹아웃룩그룹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버나드 바우몰은 이번달 실시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와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 및 의원선거, 언제 인상될지 모르는 기준금리 등 현재의 상황을 볼때 "세금과 소비, 무역, 대외정책 등 여러 가지 전망이 이처럼 한꺼번에 어두운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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