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늘어나는 나이트 쇼핑족.. 밤을 잊은 유통가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5 17:22

수정 2016.06.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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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가족과 함께 무더위 피해 여유롭게
대형마트·백화점 밤 매출 증가 추세
마감세일 품목 등 늘려
#.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예진씨(33)는 요즘 밤에 쇼핑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직장에 다니는 남편이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자녀들과 함께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의 창고형 마트를 찾는다. 이곳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자정까지 쇼핑을 즐긴다. 이씨의 남편은 이곳 전자제품 코너에서 전시.판매되는 수백종의 할리우드 캐릭터 피규어를 감상하거나 바로 옆 트레이더스 매장에서 평소 관심이 많은 캠핑용품과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저렴한 직수입상품들을 살펴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늘어나는 나이트 쇼핑족.. 밤을 잊은 유통가

바쁜 일상 속에 야간에 쇼핑을 즐기는 '나이트쇼핑족'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나이트쇼핑족에게는 천국이다.
이에 발 맞춰 유통업체들도 당일 마감세일 품질을 높이고 품목을 늘리는 등 '밤 손님' 모시기에 총력을 모은다. 최대 외국인관광객 방문지인 동대문 일대도 야간면세점 개장 등에 힘입어 야간쇼핑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5일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나이트쇼핑족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야간매출도 쑥쑥 늘고 있다.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대인 탓에 야간쇼핑 객단가도 주간에 비해 높다.

롯데백화점, 이마트, CU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들 3개 유통업계의 주고객들은 모두 야간쇼핑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름시즌의 야간쇼핑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여름(7~8월) 야간시간대(오후 6시30분~폐점) 매출비중이 지난 2011년 19.3%에서 지난해에는 21.7%로 늘었다.

대형마트의 경우 마감시간(자정)에 임박해 물건을 고르는 심야쇼핑족들이 대낮 쇼핑객들보다 더 지갑을 많이 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5월 심야시간대(오후 10~12시)의 1인당 객단가(소비금액)는 4만5255원으로 하루 평균 객단가(4만1833원)에 비해 8.2%포인트 높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낮시간에는 주로 주부들이 혼자 마트를 찾지만 밤에는 가족과 함께 찾는 만큼 가족단위로 쇼핑규모가 커지고 이로 인해 객단가와 매출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활패턴이 가정 중심으로 바뀌면서 퇴근 후 가족단위 야간쇼핑족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야간쇼핑족을 잡기 위해 저녁시간을 전후해 시식마케팅을 벌이는 등 다양한 야간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 역시 여름철 심야시간대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기준 심야시간대 매출 비중은 1월과 2월 각각 8.4%, 9.4%에서 같은 해 7월과 8월에는 10.6%, 11.2%로 늘었다.

쇼핑시간대는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20~30대의 경우 밤시간대 매출비중이 71.2%로 낮시간대(65.5%)보다 훨씬 높다. 이에 비해 10대와 40~50대는 밤시간대 매출비중이 28.8%로 낮시간대(34.5%)보다 낮다.
CU 관계자는 "낮시간대는 커피나 우유, 라면, 스낵 등의 먹을거리 매출이 높은 데 비해 밤시간대는 맥주 등 주류와 함께 육가공류 등 안주류, 그리고 숙취해소음료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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