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대북제재' 치열한 외교전] 쑨젠궈 "韓 사드 배치 반대".. 한민구 "中, 사드 과대평가"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5 17:26

수정 2016.06.05 17:26

싱가포르서 亞 안보회의 "사드는 필요이상의 조치"
中, 공개적으로 강력 반발 "북핵 대비한 방어용 무기"
한 장관, 기존입장 재확인
경제전략회의 앞둔 美·中 사드 문제 거론할 가능성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지난 4일 쑨젠궈 중국 인민해방군 부참모장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쑨 부참모장은 이날 양자대담에서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국방부 제공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지난 4일 쑨젠궈 중국 인민해방군 부참모장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쑨 부참모장은 이날 양자대담에서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국방부 제공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4일부터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개최된 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 간 입장 차이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5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 부참모장(상장)은 이날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주제연설을 통해 "사드 배치는 지역의 안정을 잠식할 것"이라며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려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따로 질문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사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안다"면서 "사드의 한반도 전개는 그들이 필요한 방어능력을 훨씬 능가하는, 필요 이상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장관은 "중국이 사드를 너무 과대평가해서 본다"며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라고 대응했다.

쑨 부참모장의 주제연설은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와 전략적 이익을 침해하며, 동북아 균형에도 어긋난다는 중국 정부의 인식을 재확인한 셈이다.

사드 배치 문제가 다시 부상함에 따라 국방부는 난감해 보이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3월부터 한.미 공동실무단이 사드 배치를 협의 중이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는 별개로 사드 배치는 우리 국익과 안보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방부는 이번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2일 "한 장관과 만나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이 문제가 다시 공론화됐다. 이후 한 장관이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가, 국방부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거론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극적인 상황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 측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사드 배치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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