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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거물급 연구모임 탄생.. '세력결집' '정계개편' 불씨?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5 17:37

수정 2016.06.05 17:37

김종인·유승민 등 참여.. 초당적 입법 모임 결성
여야 거물급 연구모임 탄생.. '세력결집' '정계개편' 불씨?

여야 거물급 의원들이 참석하는 초당적인 연구모임이 탄생했다. 20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으로 다양한 연구단체가 결성되면서 전당대회를 겨냥한 세력 결집과 함께 여야를 넘나드는 참석자들을 통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논의에 불을 지피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 거물급 모임 탄생…정계개편 불씨?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무소속 유승민 의원 등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두루 참여하는 입법 연구모임이 결성됐다.

이번에 출범하는 연구모임은 중량감 있는 인사들 외에도 여야 10여명의 의원이 함께할 예정이다. 모임 이름은 가칭 '어젠다 2050'으로, 독일의 경제와 사회분열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노동개혁 모델인 '어젠다 2010'을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연구모임에 참여하는 인사들은 여야가 초당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사회통합적 정책과 제도 등을 연구하고 법안 발의까지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스트(KAIST) 미래전략대학원과 공동으로 교육.고용.복지.조세.행정 등 5개 분야에서 향후 입법 과제를 연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초당적 연구모임 발족에 따라 정계개편 논의가 점차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 대표와 유 의원 등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나 킹메이커로 꼽히는 인사들이 모임을 통해 주기적으로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대표와 유 의원은 김 정책위의장과 함께 보수정당 출신에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유 의원의 경우 총선 이후 공식적인 일정을 자제했지만 최근 대학 강연과 인터넷 소통을 재개하면서 대외 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초당적 연구모임 참여도 외연 확대를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연구모임 통해 세력 결집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지난달 30일 시작된 이후 국회는 의원연구단체 구성 움직임이 활발하다. 초선 비례대표들의 경우 본인들의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입법 성과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모임을 결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다선 의원들은 정치 세력화도 염두에 두고 연구단체를 만든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19대 국회의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유기준, 윤상현, 강석훈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이 참여한 사실상 친박 모임이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근현대사역사교실' '퓨처라이프포럼' '통일경제교실' 등 연구모임 개설을 잇따라 주도하면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비박근혜)계 위주로 당내 지지기반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세력 확장 차원에서 연구모임을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권도전 의사를 내비친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미래성장 경제정책포럼'을 설립했다. 이주영 의원 등 친박계와 충청 출신 의원들이 다수 참여했다. 또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국가미래전략포럼(알파포럼)' 설립을 주도했다. 김정훈, 추경호 의원 등 계파별 인사들이 두루 이름을 올렸다.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인 김학용 의원이 대표의원을 맡기로 한 '미래혁신포럼'은 이군현, 강석호, 김성태 의원 등 김 전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비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대 국회부터 이어온 '한국적 제3의 길'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대표로 해 가장 먼저 등록했고,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은 대부분 호남 의원들로 구성된 '물관리연구회'를 꾸렸다.


여야 모두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오는 7~8월에 예정돼 있어 세력 결집으로 활용하기 위한 의원연구단체 설립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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