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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박병호 10호 홈런포 '쾅' "마쓰이 기록 내가 깬다"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6 17:02

수정 2016.06.06 17:02

한국인 메이저리거 4번째 한시즌 두자릿수 홈런
박병호·강정호·이대호 중 마쓰이 기록 깰지 관심
마쓰이 아시아인 ML 홈런 신기록 31개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박병호 10호 홈런포 '쾅' "마쓰이 기록 내가 깬다"

침묵하던 홈런포가 터졌다. 18경기 동안 잠잠했던 야속한 포성이었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사진)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한국인 타자 가운데 맨 먼저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6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박병호는 이대호(33·시애틀 매리너스)보다 한 발,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보다는 두 발 먼저 10호 고지에 올라섰다. 이대호는 3일 샌디에이고전서 6회 대타로 나와 3점 홈런을 날렸다.
시즌 9호. 이틀 뒤인 5일 강정호는 LA 에인절스전서 8호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네 번째로 한 시즌 두 자리 수 홈런을 채웠다. 역대 최초는 2004년 최희섭(당시 플로리다 말린스)으로 그해 1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이어서 추신수가 7차례 두 자리 수 홈런을 날렸고 지난해 데뷔한 강정호는 15개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1-1 동점이던 3회말 상대 선발 드류 스마일리의 3구째를 받아쳐 왼쪽 펜스를 넘겼다. 좌완 투수의 타자 몸쪽으로 감겨 들어오는 슬라이더였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의 홈런에 힘입어 4-1까지 앞서갔으나 이후 불펜진의 난조로 5-7로 역전패 당했다.

박병호는 시즌 10호 홈런으로 6월 6일 현재 12년 전 아시아인 메이저리그 홈런 신기록(31개)을 세운 마쓰이 히데키(당시 뉴욕 양키스)와 똑같은 고도에 올라섰다. 2004년 6월 6일 현재 마쓰이는 10개 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박병호와 한 치의 어긋남 없이 같은 높이다.

초반 페이스에선 박병호가 월등 앞섰다. 4월에만 6개의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는 2개에 그친 마쓰이와 큰 보폭차를 보였다. 하지만 마쓰이가 5월 6개의 홈런포를 꾸준히 양산한 반면 박병호는 주춤거렸다. 5월 14일 클리블랜드전서 두 방의 대포를 쏘아 올릴 때만해도 9-5로 앞서 나갔다. 12년 전 같은 날 마쓰이도 LA 에인절스전서 5호 홈런을 때렸다.

마쓰이는 6월 2일 볼티모어 전서 9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같은 날짜 기준으로 박병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나 6월 5일 텍사스와의 경기서 좌완 케니 로저스를 상대로 10호 홈런을 터트리면서 한 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텍사스에는 박찬호가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마쓰이의 홈런포는 케빈 브라운에게 시즌 10승째를 안겨주었다. 케빈 브라운은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의 팀 동료이기도 했다. 마쓰이는 6번 좌익수로 기용됐다. 박병호는 6일 4번 1루수로 출전했다.

이제 관심은 이대호, 박병호, 강정호 등 한국인 메이저리그 거포 3인방이 마쓰이의 기록을 깨트릴 수 있느냐 여부로 옮겨지고 있다. 이대호는 출전 불안, 박병호는 타격 컨디션 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2보 늦은 상태지만 부상 회복 후 24경기서 8개의 홈런을 터트린 강정호의 발걸음이 오히려 경쾌하다.


마쓰이는 2004년 6월 7개, 7월 4개, 8월 6개, 9월 6개 등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무서운 몰아치기는 없었다.
따라서 부상이라는 악재만 만나지 않으면 '호호호 트리오'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31개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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