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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회사채 상환위해 내달 7000억원대 ABS 발행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7 17:29

수정 2016.06.07 17:29

유동성 확보위해 안간힘.. 4월 2400억, 6월 1000억
내달 금액까지 포함땐 1조원 규모로 작년의 2배
대한항공, 회사채 상환위해 내달 7000억원대 ABS 발행

대한항공이 다음 달 7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검토하는 등 올 들어 ABS 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낮은 신용등급(BBB+)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안으로 ABS 발행을 적극 추진 중이다.

■7000억 규모 ABS 발행 검토

7일 NICE피앤아이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달 중 7000억원 규모의 ABS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2400억원, 이달 1000억원 등 이미 발행된 ABS 규모를 포함하면 1조원대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발행규모(5700억원)의 2배다.

대한항공은 올해 일반 회사채와 외화표시채권도 5200억원어치를 발행, 전체 자금조달 규모는 1조5600억원에 달하게 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다음 달 7000억원 규모의 ABS 발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발행액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ABS의 기초자산은 항공권 판매를 위탁한 여행사들로부터 받을 현금 매출채권(장래매출채권)이다. 아직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은 미래의 운임수익을 당겨 쓰는 식이다. 여행사들이 항공권을 위탁판매한 뒤 대한항공에 납입하는 매출채권은 연 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은 ABS 발행을 확대하기 위해 기초자산 범위를 국내 운임채권에서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여객 운임채권으로 넓히고 있다.

실제로 이달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ABS는 홍콩과 싱가포르 지역 대리점에서 판매한 여객 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지난 4월 발행한 2400억원 규모 ABS는 미국 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신용등급 낮아 회사채 발행 애로

대한항공이 ABS 발행을 늘리는 것은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되면서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을 기록하는 등 일반 회사채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한 자금조달이 시급해지자 ABS 발행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ABS는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발행 과정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아 당장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한항공의 회사채, 외화표시채, ABS 규모는 모두 76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해 3월 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금융권 단기차입금은 8000억원 수준이었다.

일각에선 시중은행들의 대출조건이 한계기업 구조조정으로 까다로워지면서 대한항공의 대출 만기 연장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1.4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70.2% 늘어난 323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영업외 부문의 실적악화로 17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지만 대한항공은 여전히 계열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한진해운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지분 2620억원과 영구채 1100억원을 포함해 총 5000억원 규모"라며 "장.단거리 노선 경쟁 심화, 항공화물 업황부진으로 올 하반기 영업 상황도 대한항공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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