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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물류사업 분할 검토' 공식화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7 17:29

수정 2016.06.07 22:29

사측 "관계사 합병 안해"
소액주주 사업개편 불만.. 합병 없을땐 실익 없어
시장에선 각종 說 제기
삼성SDS '물류사업 분할 검토' 공식화

삼성SDS가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이사회에서 공식 의결됐다. 삼성SDS는 사업분할 후 관계사와 합병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관계사와 통합하지 않을 시 분할에 따른 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은 만큼 설득력이 없다는 평가다. 현재로서는 합병계획 부인은 시장충격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시간끌기로 해석되며 결국엔 관계사 통합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자칫 합병비율 논란이 일었던 삼성물산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삼성SDS, 물류사업 분할 이사회 결의

7일 삼성SDS는 자율공시를 통해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 및 경영역량의 집중을 위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방안 역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는 "정보기술(IT)과 업종 전문성을 활용해 2012년부터 시작한 물류사업에서 4년 만인 지난해 약 2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했다"며 "그러나 2016년 말이면 삼성전자 등 관계사 물동량 대부분을 수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대외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분할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SDS는 분할 후 대외사업 확대를 위해 물류 전문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정립, 글로벌 실행력 및 영업 네트워크 확충을 위한 인수합병(M&A), 신규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 및 실행을 위해, 물류 전문 경영체계 구축 차원에서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하는 것.

그러나 현재 알짜사업인 물류사업 부문이 분할될 경우 IT서비스 부문만 남게되는데, 독립사업으로 있을 경우 사업성이 낮아 관계사에 통합하는 것이 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삼성SDS가 해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삼성SDS가 관계사와의 통합을 부인하고 있지만 통합하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분할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물류 인수하면 보유현금까지 확보

현재 삼성SDS의 향후 사업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각종 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SDS의 분할합병, 물적분할 후 사업부 매각, 단순 자산양수도 등 다양한 개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물산이 삼성SDS의 물류사업을 인수하면서, 보유 현금까지 확보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삼성SDS가 IT사업부(SI.아웃소싱)를 삼성전자에 매각한 후 삼성물산과 1대 1 합병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물산은 물류사업 확보에 따른 실적개선에다 삼성SDS의 현금재원(기존 이익잉여금 3조5000억원+사업부 매각대금 최대 10조6000억원)을 활용해 삼성전자 지분까지 추가 매입할 수 있게 되고, 삼성물산은 이를 발판으로 지주 체제를 준비할 수 있다.

아울러 신지급여력비율 제도 등으로 삼성생명의 재무건전성 개선이 화두인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또한 분할 취득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과 삼성SDS 물류BPO 조합은 오너 지분가치 극대화보다는 삼성물산 정상화, 현금재원 확보, 삼성그룹 물류사업 일원화 등에 무게가 실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중공업 회생작업과 삼성물산 소액주주의 매수청구권 관련 항고심이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삼성물산과 삼성SDS의 사업구조 개편이 급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윤 연구원은 "상반기는 계열사의 부실 요인을 정리하고 하반기 사업개편 과정을 간소화하는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제도를 활용해 사업부 매각, M&A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3일 만에 주가 20% 폭락…소액주주 반발

분할 소식이 알려진 후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향후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이사회가 열린 7일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물류사업 분할 등 사업개편 방안에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삼성SDS 본사를 방문했다. 삼성SDS 재무담당 임원들에게 삼성SDS 물류부문의 삼성물산 이관설에 대해 회사 측의 해명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소액주주에 따르면 지난 4월 삼성SDS 방문 미팅 시 오너 일가에 유리하도록 삼성SDS 핵심사업인 물류를 분할해 삼성물산과 합병하려는 것을 수차례 확인했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불과 2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삼성SDS 측에서 말을 바꿨다며 항의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 핵심사업인 물류사업 부문을 삼성물산에 넘겨주려는 의도가 제기되면서 삼성SDS 주가는 10% 폭락하고 삼성물산 주가는 7% 상승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그룹의 앞날이 달린 지배구조 이슈의 소통방식에 대해 따가운 일침을 가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주는 인질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공시가 아닌 익명의 (내부)관계자를 통해 시장과 소통하게 된다면 시장의 신뢰성을 잃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형태나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데도 불확실성만 증폭시켜 최근 3일간 주가가 약 20% 폭락했다"고 지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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