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 시대도 변화에 초점.. '제2 신경영' 진행중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7 18:23

수정 2016.06.07 18:23

이건희 회장의 '삼성 신경영' 선언 23주년
이재용 시대도 변화에 초점.. '제2 신경영' 진행중

"변한다고, 변했다고 말만 하면 믿겠는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신경영'을 선언한지 7일로 23주년을 맞았다.

삼성그룹은 '마누라, 자식만 빼놓고 다 바꾸라'라는 말로 압축되는 신경영 23주년을 맞아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사내 인트라넷 싱글 로그인 화면에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당시 모습과 발언을 게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삼성은 신경영 선포일인 6월7일은 매년 기념일로 챙겨왔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지난 2014년 이후부터 별다른 행사 없이 사내방송 등으로 갈음했다.

이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당시 어록 중 "변한다고, 변했다고 말만 하면 믿겠는가.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변화한다는 말도 필요 없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발언을 싱글에 띄운 것은 최근 삼성의 사업 재편 등 그룹 안팎에 부는 변화의 바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전면에 나선 지난 2013년 하반기 이후 계열사 간 사업재편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 방산.화학사 매각과 함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최근에는 삼성SDS의 사업 분할까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사업 재편을 아직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변화의 실천을 또다시 강조한 것은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당시 "1979년부터 불량은 안된다고 소리소리 질렀지만 부회장, 후계자라는 핸디캡 때문에 내 말이 먹히질 않았다. 그런데 회장에 취임한 지 5년이 지나서도 '불량은 안된다. 양이 아니라 질로 향해 가라'고 했는데 아직 양을 외치고 있다"며 변화에 더딘 조직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 관행을 과감히 떨쳐내고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스타트업(Start Up) 삼성 컬처혁신'을 시작했다. 이달 중 삼성전자가 내놓을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에 구체적인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사업재편이라는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컬처 혁신으로 내적인 부분도 이재용 부회장의 색깔을 담아 변화시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식 '제2의 신경영'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신경영 선언의 기폭제가 된 '후쿠다 보고서'를 만든 후쿠다 타미오 전 삼성전자 고문도 지난해 6월 신경영 22주년을 맞아 삼성의 100년 기업 전략으로 "신경영을 통해 이룬 지금까지의 성공사례나 기억은 잊고 리셋(reset)해야 한다"며 '제2의 신경영'을 주문한 바 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