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우디, "유동성 필요...해외 채권 발행할 것"

최승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08 16:23

수정 2016.06.08 16:23

이브라힘 알 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무장관이 사상 최초의 해외 채권 발행을 검토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무성했던 업계 추측과는 달리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 아사프 장관은 7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저유가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해외 채권 발행 계획을 진행 중이다"라면서 "채권 발행으로 민간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발행 규모는 미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4월 해외 은행들로부터 약 100억달러(약 11조575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 받아 25년만에 채무국이 되었다.
2014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초 배럴당 29달러까지 떨어지면서 2016년 사우디의 재정 적자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대비 19%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WSJ에 따르면 한 은행 관계자는 사우디가 해외 채권 발행으로 15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떤 전문가는 해외 채권 발행 가능 규모로 200억달러까지도 예상했다.

다만 이번 정책이 사우디 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지는 미지수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6일 석유의존 탈피를 핵심으로 하는 '국가 개혁 프로그램(NTP)'를 승인하고 대대적인 경제 개혁을 예고했다. 채권 발행은 저유가로 인한 적자를 줄여 재정을 건전하게 만든다는 취지지만 결국 부채를 늘린다는 현실에는 변함이 없다.
NTP 계획안에 따르면 사우디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20년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기반 악화를 이유로 'Aa3'이던 사우디의 신용등급을 'A1'으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이에 사우디는 해당 등급을 2020년까지 'Aa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sdc@fnnew.com 최승도 인턴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