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건축 김군일 부사장
그런 약속의 대부분은 지켜지지 못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생각보다 짧고 빨라서 어느 새 약속했던 날짜가 훌쩍 지나가 버리기도 하고 생활에 쫓기다 보니 그런 약속을 했었는지 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건설회사 임원으로 일하는 김군일 예비역 대령(3사 15기. 사진)에게도 그런 약속이 하나 있었다.
2006년 김 부사장은 현역군인으로 경남 김해에 있던 1116야전공병단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33년(1978~2011년)간 군생활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지휘관으로 근무한 부대가 바로 그 곳이었다. 그 부대 근무를 마친 뒤 상급부대 등에서 참모장교 생활을 몇 년 더 하기는 했지만 지휘관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김 부사장이 근무한 몇년 뒤 그 부대는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군 생활을 하다보면 지휘관으로 근무했던 부대에 유달리 애착이 가는데, 마지막으로 지휘관을 한 곳이다 보니 더욱 마음이 갔다”는 것이 하필 그 부대원들과 약속을 하게 된 이유다.
단장 임기가 끝나갈 무렵 그는 부대 간부는 물론 병사들과 ‘10년뒤인 2016년 6월6일 오전 10시 대전역 광장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10년으로 정한 것은 ‘그때 쯤이면 졸업하고 취직해서 결혼을 하는 등 사회에 안착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형제들도 한 방을 쓰지 않는데, 2년 넘게 같은 공간에서 먹고자고 했다면 보통인연이겠느냐”면서 “그 인연을 사회생활의 인맥으로 이어 서로 상부상조하고 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소 순진해 보이고 어쩌면 실현되기 쉽지 않아보였던 그의 생각은 지난 6월 6일 실제로 이뤄졌다. 장교와 부사관 등 물론 예비역 병장들까지 모두 15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그 사이 대전역 광장이던 약속장소는 서울 용산 육군회관으로 바뀌었고 갓 스무살을 넘긴 앳된 청년이던 병사들은 30대의 직장인이 됐다.
이날 약속을 위해 김 부사장은 몇 달 전부터 부대출신 간부 30명을 모아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연락을 했다.
군 당국자에 따르면 해체된 연대급 부대 출신의 예비역들이 다시 만나는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한다. 중·소대 규모이거나 현역 부대에서 주최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해체된 뒤에 예비역들끼리 이 같은 행사를 연 적이 없다고 한다.
이날을 시작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김 부사장은 “앞으로 오대장성(병장)들이 중심이 되는 모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옛 추억에 머무르는 모임이 아니라 서로 돕고 서도 힘이 되는 든든한 사람들의 모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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