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벽산, 석고보드 '양강체제'에 도전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3 19:50

수정 2016.06.13 22:31

벽산, 보랄과 계약 종료 뒤 직접생산 시작
KCC·보랄과 3파전.. 시장 규모 더 커질듯
KCC의 고내수성 방수 석고보드 '워터윈'
KCC의 고내수성 방수 석고보드 '워터윈'

국내 석고보드 시장을 놓고 건자재업체가 더욱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석고보드가 수요 대비 생산량이 모자르면서 관련업계가 공장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 특히 국내 석고보드 시장을 양분해오던 KCC와 한국 유에스지 보랄 외에 벽산이 직접생산에 참여하면서 시장 판도가 2파전에서 3파전으로 바뀔 전망이다.

■석고보드 공장 증설 붐… 왜?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에스지 보랄(USG Boral)의 한국법인 한국 유에스지 보랄(이하 보랄)은 지난 8일 충남 당진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보랄은 현재 연간 7000만㎡의 석고보드를 생산하고 있으며, 증설물량을 합치면 연간 1억㎡의 석고보드를 생산하게 된다. 국내 기업인 벽산도 지난 9일 충남 홍성일반산업단지내 석고보드 제조공장을 위한 토지계약 체결과 건설을 결정했다.

벽산은 그동안 석고보드의 유통만을 담당해왔는데 본격적인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석고보드 국내 점유율 1위인 KCC는 앞서 지난 2월 충남 서산시에 석고보드 플랜트 3호기 공사를 시작했다. 국내 석고보드 시장을 놓고 관련업체들이 앞다퉈 증설 등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설비투자에 대해 업계는 당장 수요 대비 모자란 공급량을 원인으로 꼽는다. 국내 석고보드 시장은 연간 4000억~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시장을 KCC와 보랄이 양분해왔는데 재고 없이 전량 판매되는 것은 물론 물량 확대요구가 있어왔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어렵지만 업체별로 석고보드를 생산하는 대로 전량 출고하기 바쁜 상황"이라며 "석고보드 생산 이래 최대 호황기로 봐도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2파전에서 3파전으로 판도변화

그동안 국내 석고보드 시장은 KCC와 보랄이 양분해왔다. 시장 점유율은 KCC가 50~55% 사이로 추정되며 나머지를 보랄이 차지해왔다. 벽산은 과거 국내 최초로 석고보드를 생산했으나 이를 중단하고, 보랄이 생산한 석고보드를 유통해왔다. 하지만 벽산이 직접생산을 시작하면 보랄제품의 유통은 중단할 전망이다. 실제 벽산은 보랄과의 유통계약 종료 후 신축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유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신축공장의 생산규모마저 연간 1억㎡로 보랄의 증설 후 생산물량과 동일한 수준이다. 보랄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선언한 셈이다.


다만 워낙 국내 석고보드의 공급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벽산의 진출에도 KCC나 보랄의 매출이 줄기보다는 시장자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파전에서 3파전으로 바뀐만큼 가격과 품질에서 세 회사간 경쟁으로 소비자 이득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벽산 관계자는 "현재 2개사의 과점 체제로 형성된 국내 석고보드 시장에 벽산이 석고보드 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업계에서도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벽산의 석고보드 공장 건립은 최신 기술을 도입한 업계 최고 수준의 제조공장이 될 것이며 미래 성장이 예상되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는 물론 미래 시장 변화에 대한 준비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