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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리', AI 비서 경쟁 불 지폈다

세계개발자회의 개막
시리 개발키트 공개 등 저변 확대 발빠른 행보
시리 넣은 맥OS도 발표, 구글·MS와 경쟁 가시화
애플 '시리', AI 비서 경쟁 불 지폈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시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컴퓨터로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사람 비서에게 지시하듯 말만 하면 바로 알아듣는 것은 물론 AI를 기반으로 신속.정확하게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내놓고 식당 예약, 택시 호출, 쇼핑 같은 생활업무를 처리하는 AI 비서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AI 비서가 '메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조종하는 앱)'으로 발전하면서 모바일 메신저와 차량공유 서비스 앱에 이용자 대신 실행명령을 내리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이런 기능은 스마트홈과 스마트팩토리는 물론 기업간 거래(B2B)에 속하는 법률, 의료, 금융 분야까지 영역을 무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IT공룡들의 시장 선점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시리, 택시 좀 불러줘"…애플 시리 생태계 확장

애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빌 그레이엄 시빅센터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회의 2016(WWDC 2016)'에서 강력해진 음성비서 '시리'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시리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아이폰에만 적용했던 시리가 서드파티 앱(협력업체들이 개발한 앱)과 연동되는 것이다. 이는 애플이 시리의 사용범위를 무한대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시리에게 "위챗으로 A에게 7시에 만나자고 연락해"라고 지시하면 시리는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을 실행,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송한다. 또 "택시 좀 불러줘"라고 지시하면 우버 앱을 통해 곧바로 차량을 호출하는 형태다.

또 사진 검색과 간편 결제, 건강관리 등에도 활용된다. 여기에는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이 확대 적용됐다. 일례로 상대방이 '어디야?'라는 문자를 보냈을 경우 아이폰 사용자의 위치를 자동으로 인식해 시리가 직접 답장하거나 대화 상대가 특정인의 연락처를 물어오면 아이폰에 저장돼 있던 해당 번호를 보내주는 기능이다.

시리의 기능 확대는 시리 생태계 확장을 위한 포석이다. 그동안 애플은 프라이버시 문제를 이유로 시리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후발주자들의 개인비서 기능이 날로 진화하면서 개방형 전략으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또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iOS가 탑재된 모바일 기기에서만 작동했던 시리를 PC와 노트북 운영체제인 '맥OS'에도 넣을 방침이다.

■구글·MS·아마존, '디지털 개인비서'로 B2B 공략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MS의 '코타나', 아마존의 '알렉사' 같은 비서서비스들도 AI를 기반으로 날로 진화하고 있다.

사람의 언어를 그대로 인식하는 것은 물론 '메타 앱'으로서 또 다른 앱들을 조종하며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부분이 비슷해지면서 각사가 운영체제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디지털 개인비서를 내세운 셈이다.


또 각각의 AI 비서들이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더욱 똑똑해지면 개인비서뿐 아니라 법률자문과 의료상담, 금융상품 추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앞서 미국의 한 로펌이 인공지능 로봇 '로스(ROSS)'를 채용해 판례 수집·분석 작업을 맡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와 연계된 금융시장에서 AI 비서가 가장 먼저 대중화될 것"이라며 "향후 이 기능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되면 독거노인 문제 해결이나 교육용 '소셜로봇'으로서의 기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