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전시·게임 등에 집중.. 콘텐츠 산업 컨트롤타워 될 것<br />
"이미 많은 투자와 관심이 집중된 영화, 음악, 드라마 등 콘텐츠보다 가상현실, 게임, 전시 등이 접목된 융복합 콘텐츠 육성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창작자들이 다양한 융복합 콘텐츠를 만들고 이들이 필요한 시설이나 교육과정을 지원해주기 위해 지난해 2월 개소한 문화창조융합센터 강명신 센터장(사진)의 생각이다.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음악, 공연, 영화, 방송 등 다양한 융복합 콘텐츠 기획 및 개발을 주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기획→제작→글로벌유통→재투자'로 이어지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것. 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강 센터장을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 1층에 위치한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만났다.
강 센터장은 국내 케이블TV업계 디지털 서비스의 초석을 닦은 사람이다.
강 센터장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제조업 중심 산업은 한계가 있다"며 "벌써 몇몇 주요 산업군들이 구조조정을 겪고있는 것이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센터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방법적인 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은 정부에서 설립한 진흥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강 센터장은 진흥원 등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CJ 그룹이 직접 나서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운영하게 된 것. 강 센터장은 "공평성보다는 기업이 주체가 돼 효율성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앞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은 정부 중심이 아니라 민간에서 운영하는 전문기관에서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기업이 창작자들을 지원함으로써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뛰어드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구글 캠퍼스와 삼성 씨랩이 대표적인 경우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은 대기업보다 시장 유행을 빠르게 파악하고 결과물을 신속하게 내놓아 산업 전체에 큰 성장동력을 갖다줄 수 있다. 강 센터장은 "시장 내에 1인 창작자와 스타트업 등 경쟁자들이 많아야 의미 있는 순환체계를 만들 수 있는 만큼 대기업들은 창작자들을 지원해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시장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위주로만 개발되고 있어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이미 기존에 많은 개발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산업군보다 가상현실 등을 이용한 디지털 전시분야 등에 지원을 더욱 활발히 할 계획이다. 강 센터장은 "대표적으로 예술작품 등을 그냥 '전시'하는 것으로 수익을 얻기가 어렵지만 디지털, 게임, 음악 등을 접목한 전시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네덜란드의 화가 반 고흐의 작품을 디지털화해 전시하고 음악과 결합한 미디어 아트 '반 고흐 : 10년의 기록전(展)'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단순히 순수예술을 넘어 이익 창출에 도달해야 하는 것도 문화콘텐츠 산업계가 직면한 과제다. 강 센터장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가르쳐줄 선배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문화창조융합센터가 이들에게 선배 노릇을 하기는 힘들지만 문화콘텐츠로 어떻게 이익을 낼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2월 개소한 문화창조융합센터는 6월 현재 누적 방문객 6만1000명을 돌파했으며 하루 평균 2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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