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 42년전 덴마크로 입양된 명모씨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19 16:25

수정 2016.06.19 16:25

기억엔 없지만 친부모 그리워, 내달 남편·두아들과 한국 찾아
42년 전 덴마크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명모씨의 어릴 적 모습.
42년 전 덴마크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명모씨의 어릴 적 모습.

42년 전 헤어진 가족을 찾고 싶다는 40대 여성의 사연이 접수됐다. 이 여성은 입양기관을 통해 덴마크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후 성인이 될 때까지 덴마크에서 거주하고 있다. 자신의 친부모 및 가족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유관단체, 경찰, 복지시설, 시민들의 제보와 도움이 절실하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명모씨(42.여)는 덴마크로 입양되기 전 맡겨졌던 위탁가정에서 한국이름을 얻게 됐다. 그녀는 1974년 1월 8일 오전 6시께 서울 강동구 명진고아원(현 명진보육원) 앞을 지나가던 시민에 의해 발견돼 인근 파출소로 옮겨졌으며 이후 홀트아동복지기관으로 보내졌다.
명씨는 다음 날인 9일 한 위탁가정으로 보내졌고 그곳에서 덴마크로 입양되기 전인 같은 해 6월 12일까지 보살핌을 받았다. 명씨는 덴마크 한 사립학교 교사였던 양부모와 한국에서 입양된 오빠, 여동생과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그녀는 성장하면서 허전함을 수시로 느꼈다는 것이다. 현재 명씨는 남편과 5세, 13세인 두 아들과 덴마크의 오르후스라는 도시에서 살고 있다.

부모가 된 후부터 명씨는 자신의 출생배경과 입양이유가 더욱 궁금해졌고 자녀들에게도 자신이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명확히 이야기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져갔다. 덴마크에서 자신을 사랑해준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냈지만 자신이 입양된 이유와 당시 상황에 대해 알고 싶었고 한국에 대해 아무런 기억도 없지만 한국의 친척과 가족들이 그립고 만나고 싶었다는 것이다. 교육심리학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로서 자신과 비슷한 배경을 가진 입양아들은 물론,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명씨는 일하고 있다. 명씨는 늘 자신과 같이 입양된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실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해 가족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가족에 대한 정보가 없어 찾지 못했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유전자(DNA) 검사를 한다는 사실을 듣고 그녀도 한 경찰서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한 상태다.
'꼭 친가족을 찾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오는 7월 2일 덴마크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명씨는 "자식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부모로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었을지 느끼게 됐다"며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분명히 친부모님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나를 떠나보내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꼭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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