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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극복 '소프트 파워'에 길이 있다(2)] AI·자율주행차·핀테크.. 연결과 융합이 미래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3 16:41

수정 2016.06.23 16:41

경쟁시대는 끝났다, 상생하라
車산업 미래 먹거리 '커넥티드카' 자동차-IT기업 합종연횡 활발
금융-ICT 결합 '핀테크' 혁명.. 글로벌 기업 관련분야 진출 속도
[저성장 극복 '소프트 파워'에 길이 있다(2)] AI·자율주행차·핀테크.. 연결과 융합이 미래다

"연결이 힘이다."

글로벌 경제가 본격 저성장 시대로 진입하면서 연결과 융합이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는 앞선 기술혁신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이종 간 산업을 연결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최대 경쟁력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개별분야의 전문기술 심화보다는 오히려 융합기술을 발굴하는 것이 더욱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 것. 산업계는 지금 정보통신기술(ICT)과 기존 산업의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통신, 가전, 휴대폰, 금융, 소매 등의 분야는 물론 에너지, 의료, 교통 및 자동차, 인프라, 제조업 등 전 산업 생태계로 퍼져나가면서 새로운 형태의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독자생존 시대는 갔다…"융합.상생이 힘"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계에 융합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융합산업이란 서로 다른 산업분야의 기술, 제품, 서비스가 융합되어 그 경제성과 성장성이 시장에서 검증된 새로운 산업을 의미한다. 기존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주력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융합산업이 차세대 경제발전을 주도할 신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경제성장은 단일 신기술보다는 여러 신기술과 기존 제품, 서비스의 융복합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성장동력의 발굴, 융합 산업' 보고서를 통해 "융합산업은 단일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융합산업은 성장이 둔화된 전통산업의 재발견을 통해 고용창출 및 소득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섬유, 기계, 화학 등 성장이 정체된 전통산업이 첨단기술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으로 재탄생함으로써 기업들의 신규투자가 확대된다는 것이다.

■2018년에는 70% 이상 커넥티드카

최근 급속히 주목받는 융합산업은 가상현실(VR)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차, 핀테크, 드론, 스마트팩토리는 물론 바이오제약, 신에너지 등이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커넥티드카' 분야다. 기존 자동차업체는 물론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정보기관 TNS가 발간한 '오피니언 리더' 보고서는 "오는 2018년에는 미국과 유럽에 새로 등록되는 차 70% 이상이 커넥티드카가 될 것"이라며 "향후 5년 뒤 자동차회사들이 다룰 수 있는 정보의 양과 다양성은 유례없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넥티드카는 말 그대로 웹 접속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차량 간 통신뿐만 아니라 전자우편, 문자메시지 알림,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접속까지 가능한 것이 커넥티드카의 특징이다. 앞으로 업계에서는 커넥티드카가 운전자의 건강상태와 혈중 알코올농도를 파악해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는 등 그 확장영역이 무궁무진하다.

이에 따라 최근 각종 산업전시회에서는 자동차기업과 IT기업 간의 합종연횡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아우디는 '소비자가전쇼(CES) 2016' 현장에서 엔비디아와 퀄컴 간의 협력계획을 밝혔고, 엔비디아는 볼보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자체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슈퍼컴퓨터 칩을 제공하기로 했다. LG와 삼성도 최근 완성차업체와 협력 움직임에 합류했다.

■핀테크 열풍, 금융혁명 시작되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변화는 핀테크다. 핀테크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간 결합으로 예금, 대출, 송금, 결제, 자산 관리.운용, 보험 등 기존 금융 서비스를 대체해 나가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까지 속속 창출하며 '금융혁명'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액센추어에 따르면 글로벌 핀테크시장 투자 규모는 2008년 9억2000만달러(약 1조700억원)에서 2014년 122억달러(약 14조2000억원)로 6년 만에 10배 이상 커졌다.

기존 금융방식과 달리 핀테크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가상의 인터넷이나 모바일(이동통신) 속의 금융사와 거래하는 형태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금융 지점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고, 지점 직원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ICT 플랫폼으로 바뀐 셈이다.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과 중국의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은 핀테크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모바일 간편결제 등 핀테크산업이 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포털(네이버.카카오), 이동통신사(SK텔레콤.LG유플러스), 게임사(NHN엔터테인먼트), 신세계와 롯데 등의 유통업계도 뛰어든 상황이다.

이 외에도 'ICT와 의료'의 융합으로 대용량 정보처리 기술을 활용, 병원과 가정 등 언제 어디서나 환자의 상태를 지능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하고 환자정보.질병정보 등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헬스 역시 주목받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2013년 20억달러에서 2017년 210억달러로 10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강점을 기반으로 융합기술 활용해야"

산업의 융합형 구조가 강해지고 네트워크를 통한 연계 산업화의 부가가치가 경쟁 우위를 결정함으로써 전문기술 이외의 기술융합형 비즈니스모델이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연구원은 "네트워크 기반의 산업 융합이 차별화 포인트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각 산업의 융합형 구조가 강해지고, 네트워크를 통한 연계 산업화의 부가가치가 경쟁 우위를 결정함으로써 전문기술 이외의 기술융합형 비즈니스모델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새로운 흐름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의 각종 부문 기술, 성과가 전사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융합체제를 정비하고 외부 기술적 자산과의 융합화도 촉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정보통신연구원은 '2016년 ICT 융합 트렌드 변화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기존 보유한 강점 영역과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IoT기술, 융합기술을 활용해 차별적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업역을 융합분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산업의 밸류체인에서 자사가 속한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융합화를 통한 인접 산업과 타 영역으로 확산과 확대를 추진하고, 기존의 수직적 산업영역을 탈피해 수평적 융합시장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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