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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유럽투자 확대 검토.. 브렉시트 속 역발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6 22:22

수정 2016.06.26 22:22

수익 올릴 저가매수 기회.. 주식·채권 단기투자 고심
연기금이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로 혼돈에 빠진 유럽투자를 확대한다. 연기금들은 다소 리스크는 있지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체 연기금들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관련 내부 회의를 마치고 자산운용계획을 수정하고 나섰다. 일부 공제회는 이번 브렉시트 사태와 관련해 유럽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유는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연쇄 탈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 단기투자 등을 통해 유럽주식과 채권에서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중소형 공제회들은 주식과 채권 투자 규모가 적기 때문에 단기투자가 가능하다.

한 공제회 투자책임자(CIO)는 "유럽 지역의 채권 금리가 높아졌는데 오히려 수익률 제고에는 적격이다. 자산부실 등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지역의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독일과 프랑스 등 재정이 건전한 국가의 채권이나 회사채는 투자가치가 있다"며 "유럽 지역 인프라 투자도 마찬가지다. 리스크에 비례해 금리가 올라가 추가 투자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투자는 장기투자이기 때문에 영국의 파운드화나 유로화가 하락하는 것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환차익과 금리 수익률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대형 연기금들은 유럽지역 투자를 미국 투자로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설명이다.

한 연기금 해외투자 담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회의한 결과 미국 투자를 늘리고 유럽 투자는 그대로 유지하되 올해 투자계획을 전면 철회하는 방향으로 검토됐다"며 "유럽 지역의 인프라 투자도 모두 중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유럽 지역에 투자 계획 중인 인프라 사업에 대해 연기금과 보험사 등 투자자들의 의견을 요청 중이다. 투자자들이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경우 전면 재검토해야하기 때문이다.

국내 연기금들은 이번 브렉시트 사태로 인해 투자자금이 미국 주식과 채권 그리고 금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1번이라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만큼 미국 기업 등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미 미국 채권 금리는 지난 24일 1.75%에서 1.45%로 낮아졌다.
그만큼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