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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헤쳐나갈 미래 리더, 글로벌 지도자] 사우디아라비아 빈살만 부왕세자, 경제대국 실현 야심을 꺼내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9 16:46

수정 2016.06.29 22:03

경제 살리기 시험대.. 개혁으로 미래 '새판' 짠다석유의존 벗고 다변화 시도.. 女 권리 확대에도 적극적'가장 영향력 큰 지도자'로
국가지도자의 덕목은 여럿이다. 신뢰, 과단성, 소통 등이 있을 수 있다. 이 중에서 경제적 부문에서 주목해야 하는 덕목은 비전 제시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 국민들의 경제적 욕구를 자극하면서 미래 성장에 힘을 쏟을 수 있게 하는 게 무엇보다 우선이다. 저성장이 대세가 된 뉴노멀 시대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과감한 정책을 통해 경제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잉생산 부문을 정리하면서 공급측면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좌파 출신이지만 대통령직을 걸고 노동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제조업 부흥을 통해 2년 연속 7%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살만 부왕세자는 석유의존도를 줄이는 경제 다변화를 통해 사우디의 미래를 다시 그리고 있다. <편집자주>

[저성장 헤쳐나갈 미래 리더, 글로벌 지도자] 사우디아라비아 빈살만 부왕세자, 경제대국 실현 야심을 꺼내다

올해 들어 세계 최대 원유 생산 및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 유가가 지난 2014년 중반 이후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현실에 석유가 더 이상 주요 수입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재정 수입의 90%를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사우디 정부의 재정적자는 지난해에 980억달러(약 115조원)로 늘었으며 외환보유액은 1년 사이 1160억달러(약 136조원)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4%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기야 위기감을 느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정부 구조조정과 함께 석유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점차 벗어나고 경제를 다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인 '비전 2030'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보조금 삭감과 증세, 국영자산 매각 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2000억리얄(약 63조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가장 크게 주목되는 것은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계획이다.

오는 2018년 상장 계획인 사우디의 돈줄 아람코의 가치는 2조달러(약 2345조원)로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20년 넘게 석유장관을 지내온 알리 알나이미를 경질하고 아람코의 할리드 알팔리 최고경영자(CEO)를 그 자리에 임명했다.

이 같은 사우디 경제정책 변화의 중심에는 모하메드 빈살만 부왕세자가 있다. 빈살만 부왕세자는 지난해 부친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으로부터 국방장관과 경제개발위원회(CEDA) 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외국에서는 그를 모든 것을 다 가진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30세에 불과한 밀레니엄 세대지만 장관과 고문들을 이끌고 있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빈살만 부왕세자의 개혁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도 포함하고 있다. 교육 강화와 적극적인 사회개발을 통해 보다 생산적인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또 눈여겨볼 것은 앞으로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더 증진시킬 것이라고 시사한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여성 130만명의 추가 고용을 목표로 내세웠다.


빈살만 부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2020년이면 석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 주목받았다.

그렇지만 아직 젊은 그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
참신하고 열정적이며 리스크도 감수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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