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성 경찰관들 "역차별" 목소리 확산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9 18:08

수정 2018.09.25 13:50

매년 '여경의 날'마다 여성 경찰 60여명 특진·표창
"경찰의 날 있는데 왜.." "소수 배려 차원" 의견도
7월 1일 '여경의 날' 70주년 행사를 앞두고 매년 이어진 '역차별' 논란이 올해도 재연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여경재향경우회가 주최하는 위로파티에서 시작된 '여경의 날'은 1991년 서울경찰청 주관으로 지방 단위 행사로 열렸다가 2000년 경찰청 공식 주관행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경찰의 날과 별개로 여성 경찰관만 대상으로 특진과 표창 등이 주어지면서 일부 남성 경찰관 사이에 기회 불평등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상대적 박탈감..승진도 빨라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강신명 경찰청장은 오는 7월 1일 서울 통일로 경찰청 본청에서 여경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여성경찰에 한해 실시되는 여경의 날 기념 특진.표창에 대해 '근거없는 특혜' 또는 '기회 불균등'이라는 내부 불만이 제기되는 것이다.
여경의 날 행사에서 60여명의 여성 경찰들이 특진과 장관상, 경찰청장 상을 수여받는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2개월 넘게 공을 들여 범인을 잡았을 때 경찰서장 상을 받았는데 여경의 날에는 비슷한 공적으로 장관상, 청장상에다 운이 좋으면 특진까지 된다"며 "보람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며 털어놨다. 여성 경찰의 사기진작을 위해 마련된 특진·표창 제도가 오히려 경찰 사이에 사기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경찰청이 2014년 여경의 날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경찰 62%가 남경의 사기 저하를 초래한다고 응답했다. 더구나 표창 등은 승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혜성 논란까지 제기된다. 포상에 따른 계급 승진의 경우 포상 점수 만점이 9점이고 경찰청장과 장관 상은 5점에 해당돼 상대적으로 승진 기회가 빠른 것이다.

■ "소수 배려 필요"

경찰청 관계자는 "'여경의 날'을 제외하고도 승진이 남성 경찰보다 빠르고 인원수 대비 특진 등 비율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여경은 1만300여명으로, 전체 경찰의 약 9.4%를 차지한다. 아직 소수인데다 고위급으로 갈수록 여성 경찰은 급격히 줄어드는 실정이다.
따라서 여경의 날이 필요하다는게 경찰의 입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여경의 날 자체가 소수인 여경들을 배려하기 위해 만든 날이고, 전통도 깊다"며 "여경에게 특혜를 준다는 것은 일부 경찰의 개인적 생각으로, 여경에 대한 배려가 향후 경찰조직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경찰서 한 관계자도 "소수인 여성 경찰이 경찰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할이 많은만큼 유리천장을 없애는 일환으로 보는게 맞다"고 전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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