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한보철학회에 따르면 서울 소재 14개 노인복지관의 만 60세 이상 71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정책연구소의 틀니 사용실태에 관한 조사에서 현재 틀니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이 45.7%로 절반 가량이 틀니를 장착하고 있었다. 부분 틀니 사용자는 상악 62%, 하악 54%, 전체틀니는 상악 29%, 하악 17%였다. 2020년이면 국내 노인인구 비율이 14.4%에 이르는 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므로 틀니 사용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틀니는 크게 보면 전체 치아를 대체하는 틀니와 부분틀니, 임플란트가 포함된다.
허성주 대한보철학회 회장(서울대치과병원 교수)는 "틀니 관리를 잘못하면 입 속 염증이나 세균감염 등으로 인해 구강건강을 해치고 심한 경우 폐렴, 당뇨병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틀니의 세정방법과 장착시간에서 잘못된 관리가 이루어 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10명 중 7명 잘못된 틀니 세정
대한구강보건협회가 2015년 서울 및 4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서 60세 이상 틀니 사용자(부분 및 전체틀니) 500명 대상으로 틀니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잘못된 틀니 세정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주된 세정방법에 대해 조사 대상자의 44.2%(221명)는 치약을 꼽았고 흐르는 물에만 헹구는 경우는 24.8%(124명), 소금물에 담그는 경우는 6.4%(32명)였다.
자연치의 세정에 사용되는 치약으로 틀니를 닦는 것은 대표적으로 잘못된 관리 방법이다. 틀니는 대부분 레진 재질이라 강도가 자연치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치약으로 닦으면 연마제 성분에 의해 틀니 표면에 스크래치가 생기고 틀니 마모가 발생해 수명을 단축시킨다. 뿐만아니라 틀니에 생긴 스크래치 틈으로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 세균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따라 구내염이나 잇몸염증, 구취 등 구강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흐르는 물 헹굼이나 소금물 세척도 잘못된 관리방법이다. 물로만 헹굴 경우 제대로 된 세척과 살균을 하기 힘들어 세균이 증식하기 쉽고 이로 인해 구취 및 구강 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소독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하는 소금물은 생각보다 살균 효과가 크지 않다. 오히려 소금물에 틀니를 오래 담글 경우 틀니 변형을 초래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또 틀니를 끼고 자는 경우도 가끔씩(18%, 90명), 혹은 거의 매일(17%, 85명) 있다고 답했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들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한다. 이 때 틀니를 끼고 자면 혀나 틀니에 더 많은 플라크가 끼게 되고, 틀니 구취뿐 아니라 잇몸 조직에 손상이 오거나 잇몸 뼈가 더 빨리 흡수될 수 있다.
틀니 사용자는 취침 전 잇몸 휴식을 위해 틀니를 반드시 구강내에서 제거해야한다. 식사 후 입안을 씻고 틀니도 주방용 세제 등으로 부드러운 틀니용 솔을 이용해 문지르고 물로 충분히 세척하도록 한다. 또 틀니 세정제를 사용하면 구취를 유발하는 세균 번식 예방하고 살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틀니를 빼내어 보관하는 경우 항상 젖은 상태로 유지하여 틀니의 변형을 방지해야 한다. 틀니 제작 후 약 3개월 동안의 적응 훈련기간이 지나 안정된 틀니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구강 내의 조직은 계속적으로 변하므로 일년에 한번은 치과의사에게 정기점진을 받아 필요시 틀니 조정을 받아야 한다.
■씹는 저작 활동, 인지기능에 영향
우리가 음식을 씹는 과정에는 인지기능을 각성시키고 조절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또 씹는 저작은 인지처리속도, 민첩성, 집중력, 지성, 지능, 반응속도, 대뇌혈액의 산소 의존성 시그널을 향상시킨다.
실제로 한쪽 어금니들을 상실해 반대편 어금니로만 음식 씹기를 계속 해온 중년 환자에게 임플란트를 이용해 기능을 회복하면 감각운동 활동의 각성과 수행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치아 상실로 인해 씹는 능력이 저하된 노인의 경우 섬유질과 같은 필수영양요소를 섭취하는 것이 어렵다. 이 때문에 씹기 쉬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김성균 대한보철학회 총무이사(서울대치과병원)는 "음식을 씹는 것은 인지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치아 상실 후 적절히 씹는 기능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인지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잘못된 식이습관은 뇌졸중과 치매의 위험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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