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朴대통령 '쥐덫론' 인용 실수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7 22:29

수정 2016.07.07 22:29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서 실패사례를 혁신으로 언급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새로운 수출동력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언급한 '울워스의 쥐덫'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당신이 외딴 숲 속 한가운데 집을 짓고 산다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은 당신의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미국의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글귀를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서 쥐덫은 지금으로 말하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울워스라는 쥐덫 회사는 한번 걸린 쥐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예쁜 모양의 위생적 플라스틱 쥐덫으로 만들어서 발전시켰다"며 "이런 정신은 우리에게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울워스의 쥐덫'을 강조한 데서 벌어졌다. 박 대통령은 창의적 발상을 통한 신제품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이같은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나 울워스의 쥐덫은 경영학에서 '쥐덫의 오류'라는 실패 사례로 사용되고 있다.

울워스의 쥐덫은 성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뛰어난 제품이어서 처음에는 시장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기존 제품이 쥐와 함께 쥐덫을 버릴 수 있었던 반면 울워스의 쥐덫은 그냥 버리기는 아깝고 다시 사용하기도 꺼림칙해 결국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뛰어난 제품이어도 소비자 니즈를 읽지 못하는 제품은 외면받는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결과적으로 창조적 발상으로 신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자는 박 대통령의 취지와 어울리지 않은 사례를 언급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펜' 역할을 맡았던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의 부재가 낳은 사고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비서관은 줄곧 박 대통령의 메시지와 연설문 작성을 도맡아 왔으나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하고 퇴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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