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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용광로 정비기술 보유 김차진 포스코명장 "설비 개선효과 느껴질 때 뿌듯"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fn이사람] 용광로 정비기술 보유 김차진 포스코명장 "설비 개선효과 느껴질 때 뿌듯"

"고로(용광로)를 바라보면 경이롭다. 대자연과 마주한 느낌이다."

40년간 포스코에 몸담아온 김차진 명장(58·사진)은 세계적 고로정비 기술을 보유했지만 아직까지 고로를 바라보면 "경외심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명장은 고로 설비관리 프로세스 개선과 3고로 최적투자설계를 통한 투자비의 획기적 절감 등의 공을 인정받아 지난 6월 포스코 명장에 선정됐다.

경북 경주에서 나고 자란 김 명장은 포스코 황색 제복을 입고 나타난 동네 선배를 보곤 포스코 입사를 결심했다. 마침 포스코는 당시 2기 설비 준공을 앞두고 있었다. 경주공업고등학교 3학년 2학기. 그는 기업체 실습 대신 공부에 매진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포스코에 입사할 수 있었다.

입사 후 '2고로 기계정비 청정설비 정비반'에 배치된 김 명장은 10년간 고로 정비에 매진했다. 그에겐 '안전화 무제한 교체권'이 주어질 정도였다. 그는 "보통은 정비과장에게 안전화 마모 정도를 확인받고 교체했는데 다른 직원들보다 마모 속도가 빨라 자주 교체했다"고 말했다. 당시 다른 직원들의 안전화는 3~6개월 지나야 수명이 다했지만 그의 안전화는 한 달밖에 못 갔다. 김 명장은 그만큼 현장에 오래 머물며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슬럼프가 다가왔다. 김 명장은 "매일 이어지는 똑같은 정비업무에 의구심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설비 개선'을 돌파구로 삼았다. 주선기 안전격자를 개선해 교체주기를 3~4일에서 6개월로 대폭 늘렸다. 쇳물 출선장비인 개공기도 개선해 돌발사고를 월 20회에서 1회로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각 개선사례는 우수제안 4등급과 3등급에 선정됐다.

포스코는 '우수제안 제도'를 운영한다. 5등급 이상이면 우수제안으로 분류된다. 김 명장은 2002~2006년 사이 우수제안 3등급 이상 5건, 특허 연계 5건을 기록했다. 전산망이 구축되기 전 숫자까지 더하면 우수제안은 총 30여건, 특허 연계는 10여건에 달한다. 그는 "설비 안정이 개선활동의 최대 보람이지만 개선 효과가 구체적으로 느껴질 땐 그 희열을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개선활동에 몰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그에게도 고로는 여전히 신비로운 대상이다. 김 명장은 고로를 인체에 비유했다. 그는 "사람이 음식을 잘못 먹으면 탈이 나듯, 원료가 잘못 들어가면 고로도 탈이 난다"며 "설비는 무생물이지만 애정을 갖고 보살피면 그에 걸맞은 화답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행로가 없는 부분에서 고장이 잦았는데 통행로를 만들자 고장이 확실히 덜 났다"며 "연구해볼 과제"라고 웃으며 말했다.

2018년 정년을 앞두고 있는 김 명장에겐 '노하우 전수'라는 새로운 임무가 부여됐다. 작년까지 퇴근 후에 교육을 실시했고, 올해부터는 현장에서 직접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40년을 해도 만만찮은 게 고로다. 고로사(史)가 100년인 일본에도 완벽한 기술자가 없다"며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포스코 설비 안정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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