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제주)=전용기 기자】"블랙홀과 웜홀을 처음 스크린에 보여줄 수 있는 꿈이 실현됐습니다."(영화 '인터스텔라' 제작자 린다 옵스트)
"터미네이터가 인류를 멸망시키러 온다고요. 로봇이 이렇게 잘 걷지도 못하는 데요. 아직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겸 로멜라 연구소장)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2일차인 21일, '통찰과 힐링'을 위해 제주에 모인 기업인들이 과학 이야기에 심취했다.
우선 1000만 관객이 든 영화 인터스텔라를 만든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린다 옵스트(Lynda Obst)가 연단에 섰다.
그는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콘텍트(Contact)'를 통해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과 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 교수를 만나게 됐고 거기서 영화 인터스텔라의 아이디어가 탄생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옵스트는 "블랙홀을 그대로 영화에서 표현하는 것, 절대적·실질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영화 제작의 목적이었다"면서 "과학을 제약점으로 여기지 말고 창의적으로 사용하자는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스텔라가 한국에서 인기 있었던 이유는 한국인들이 과학과 기술에 대해 경쟁력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탁월함이 있고, 계속 앞서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곳은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한국"이라며 인터스텔라의 흥행 이후 많은 한국 배우들과 K-팝 가수들, 제작자, 감독들을 만난 사실을 소개했다.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 공학과 교수는 "로봇이 만일 넘어지고 고장 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게 된다"며 실패의 경험이 최고 성능의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로보틱스 팀은 로봇 월드컵에서 5회 연속 우승 기록을 쓰기도 했다.
데니스 홍 교수는 "알파고의 인공지능과 로봇의 기계적 지능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사람을 닮지 않은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300달러짜리 인공관절 손 로봇을 제작한 일화도 소개했다. 손가락을 구부려 계란을 쥘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압력 조정이 가능하다.
그는 "발상의 전환 만으로 300달러짜리 손 모양 로봇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니스 홍 교수는 로봇이 넘어지는 편집 영상을 청중에게 보여주면서 "계속해서 넘어지는 로봇을 지켜봐야만 절대 넘어지지 않는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