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피서지 대신 나만의 휴식 원한다면 전남 장흥
장흥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세가지 별미
장흥 산·바다·숲·맛 테마여행
1.천관산과 억불산 편백나무숲 ..하늘로 쭉뻗은 나무 힐링단지
2.배롱나무 연못과 고영완 가옥..이끼 낀 돌계단 옆으로 대나무숲
3.남포마을 앞바다와 소등섬..썰물때면 섬까지 걸어갈 수 있어
4.한우·관자·표고 '장흥삼합' ..된장물회 등 장흥만의 맛여행
장흥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세가지 별미
장흥 산·바다·숲·맛 테마여행
1.천관산과 억불산 편백나무숲 ..하늘로 쭉뻗은 나무 힐링단지
2.배롱나무 연못과 고영완 가옥..이끼 낀 돌계단 옆으로 대나무숲
3.남포마을 앞바다와 소등섬..썰물때면 섬까지 걸어갈 수 있어
4.한우·관자·표고 '장흥삼합' ..된장물회 등 장흥만의 맛여행
【 장흥(전남)=조용철 기자】 여름 휴가철이면 습관적으로 찾는 바닷가나 계곡은 휴가 인파로 북적인다. 이럴 때 조금은 한적한 곳을 찾아 나만의 휴식을 가져볼 만하다. 서울의 광화문에서 정남쪽으로 금을 그으면 그 끝자락에 전남 장흥이 있다. 동해안 정동진(正東津)이 '해돋이 명소'로 이름을 알렸다면 정남진(正南津)으로 불리는 이곳 장흥은 '힐링 명소'로 유명하다.
천관산과 같은 명산과 물좋은 고을에서 자란 한우, 물에서 건진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편백나무숲도 추천할 만하다. '천연 항균물질인' 피톤치드를 가득 품은 편백숲 여행은 더우면 더운대로 비가 오면 오는대로 편백숲의 운치가 넘쳐난다. 억불산에 '치유의 숲'으로 불리는 편백숲 우드랜드가 있다. 억불산 자락 100만㏊ 편백나무 숲에 들어선 우드랜드는 숙박시설과 산책로, 풍욕장 등이 마련된 힐링 단지다. 숲에 들어서면 하늘로 쭉 뻗은 편백나무들로 울창하다. 사람들의 소리가 잦아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 소리만 가득한 이곳에서 책과 함께 완전한 휴식을 가져본다.
김미순 전남 장흥군 문화관광해설사는 "우드랜드의 피톤치즈로 인해 벌레가 없기 때문에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이 별로 없어 새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억불산 자락에 있는 평화리에서 가장 매혹적인 공간은 오래된 소나무와 배롱나무(목백일홍)를 둘러치고 있는 연못이다. 소나무(松)와 백일홍(百)이 있는 연못(井)이라 해서 '송백정(松百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 연못은 독립운동가이자 제2대, 5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영완씨의 고조부가 조성했다고 한다. 연못 옆에 바짝 붙어있는 짧은 숲길 끝에 고영완 가옥이 있다.
고영완 가옥으로 이어진 숲길엔 이끼와 양치식물들로 촉촉한 돌계단이 있다. 돌계단길 옆엔 밑둥이 펑퍼짐한 나무가 길 쪽으로 튀어나와 있고 그 위로 다른 나무가 올라타듯이 서로 몸을 맞대고 있다. 한쪽에는 대숲이 하늘을 가린다.
장흥반도 동쪽에 자리잡은 남포마을은 이청준 작가의 소설이자 영화 '축제' 촬영지로 유명하다. 남포마을이 유명한 이유는 앞바다에 있는 바위섬 때문이다. 먼 바다로 고기잡이 나간 남편과 가족들이 어둠 속에서도 불빛을 따라 돌아올 수 있도록 여인네들이 호롱불을 켜놓고 밤새 빌었다고 해서 '소등(小燈)섬'이라 불린다. 무엇보다 소등섬은 작은 '모세의 기적'을 체험하는 신비로운 섬이다. 썰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빠지며 섬으로 이어진 길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를 가로질러 놓인 길이 열리면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천천히 걸어도 5분이면 닿는다.
이와 함께 올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제9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오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7일간 탐진강과 우드랜드 일원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물과 숲-휴(休)'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물축제에선 젊음과 시원함, 유쾌함이 묻어나는 물축제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여름이군(郡) 더우면(面) 가리(里) 물축제 1번지 장흥으로(路)'라는 여름 주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삼합.된장물회… 먹거리로 가득찬 '장흥'
남도 여행은 풍성한 먹거리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올여름 남도로 휴가를 떠난다면 식욕을 자극하는 여름철 별미가 유난히 많은 전남 장흥으로 발길을 돌려보길 권한다. 산과 숲, 바다와 강이 어우러지며 길러낸 싱싱한 식재료에 남도 특유의 맛이 어우러져 어느 것을 먹어도 만족스럽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지를 한번에 싸먹는 삼합은 호남의 대표적인 별미음식 중 하나다. 하지만 장흥에는 한우와 키조개 관자, 표고버섯를 싸먹는 색다른 삼합이 있다. 바로 '장흥 삼합'이다. 소고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구워 먹는다. 세 가지 모두 장흥의 특산품이다.
장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우 산지 중 하나다. 군 인구는 4만여명에 불과하지만 한우는 6만여마리쯤 된다고 한다. 싱싱한 소고기들이 매일 쏟아지는 이유다. 육질이 두툼하고 은은한 향이 일품인 표고버섯과 득량만에서 수확한 키조개 관자는 도톰하게 살이 올랐다. 숯불에 구운 한우, 표고버섯, 키조개가 만나면 한우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표고버섯과 키조개 특유의 풍미가 더해진다. 입맛에 따라 겨자를 푼 간장이나 소금장을 곁들여도 좋다.
된장물회도 맛보지 않는다면 후회할 만한 별미다. 초고추장을 풀어서 만들어내는 물회와는 전혀 다르다. 농어 또는 도미, 잡어 등과 함께 열무김치에 된장을 풀어 양파, 풋고추, 마늘, 매실과 막걸리를 숙성시킨 식초 등과 버무린다. 재료 하나하나가 모여 화려한 맛을 자랑한다.
바지락초무침은 장흥의 또다른 별미로 통한다. 득량만에서 갓 캐낸 신선한 바지락만을 초무침에 사용한다. 냉동 바지락은 국거리로는 사용할 수 있지만 횟감은 안되기 때문에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음식이 바로 바지락초무침이다. 6개월 이상 숙성시킨 막걸리 식초는 초무침의 깊은 맛과 청량감을 더해준다. 또 매실 진액을 첨가해 맛은 물론 배탈도 방지한다. 이 양념장에 돌미나리나 배, 오이, 양파, 참나물 등을 함께 버무리면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콤새콤한 바지락초무침이 완성된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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