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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이념, 세대.. 갈등 프레임에 갇힌 대한민국

대내외 경제 불안한데 사드 논란에 안보도 휘청
한국인 의식조사 결과 노-사 갈등 가장 심각
소통·신뢰 부족하고 제3의 중립기관 없어
이슈 때마다 '분열' 반복
지역, 이념, 세대.. 갈등 프레임에 갇힌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갈등 공화국'의 덫에 빠졌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대외 경제불안에다 국내의 안보.경제 불안까지 덮치면서 총체적 불확실성이 가중된 형국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파고를 넘기 위해 국민통합이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지역갈등, 이념갈등, 남남갈등, 세대갈등이 대한민국을 혼돈의 블랙홀로 몰아넣고 있다.

더구나 정쟁과 사회갈등을 유도하는 정치권의 폭로전과 사회분열을 겨냥한 묻지마식 카더라통신 등 선동적 여론몰이에 이어 집단이기주에 근거한 편가르기 현상마저 심화되고 있다. 국론분열은 가속화되고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못하는 무기력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론통합을 기치로 국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더구나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계의 대수술이 시급한 상황에서 노동계 파업 행보는 정치적 기획파업과 노조이기주의 논란을 낳고 있다.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쳐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산업경제의 체질개선 작업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북핵 위협 등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이 지역 간 이기주의 충돌에 이어 남남갈등으로 비화되는 비정상적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은 객관적인 타당성 검증을 통해 불필요한 세금 지출을 막는 결론을 내렸지만 지역갈등 여진이 남아 있다.

24일 갈등관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 시대의 최근 내부갈등은 △사회적 충돌 이슈의 다양화 △소통과 신뢰의 부족 △제3의 중립기관 부재 등 삼중고에 빠져 표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지난달 24일 주최한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표된 '한국 내 갈등요인과 통일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5년 전 대비 한국사회 내 집단 간 갈등이 심해졌다고 평가한 경우는 38.8%인 반면 약해졌다고 응답한 이들은 19.7%에 그쳤다. 갈등 수준이 5년 전보다 심해졌다는 반응이 약해졌다는 응답보다 2배 많은 셈이다.

우선 기존 보수와 진보 진영의 이념대립에서 경제양극화에 따른 계층 혹은 민생 문제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지난 5일 밝힌 '4차 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자와 노동자 간 갈등 및 노사 문제가 가장 심각한 갈등 요인(86.6%)으로 나타났다. 이어 빈부격차가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라고 답한 의견은 85.5%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도 84.8%로 뒤를 이었다. 진보세력과 보수세력 간 갈등(81.4%)은 지난 2013년 당시 89.3%에 비해 다소 줄었다.

갈등관리 컨트롤타워의 부재에다 신뢰와 소통 부재도 사회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사회적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기관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국회는 6.4%에 그쳤고, 재계는 5.0%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갈등 해소를 통한 사회적비용을 줄이기 위해 우리 사회에 신뢰, 소통의 문화가 자리잡고 아울러 공신력 있는 제3의 중재기구가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일 한국갈등해결센터 대표는 "근본적으로 소통하는 문화가 안 돼 있다"면서 "명목상 각 부처마다 갈등관리심의위원회가 다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결국 소통이 실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중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갈등해결 메커니즘을 만들고 이를 조정하고 중재하고 풀어야 되는데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중립적인 제3자가 필요하다"면서 "갈등관리 기본법을 서둘러 만들고, 관련된 힘 있는 전문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 특별취재팀=조창원 김경민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