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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책] 이성자 '목동자리의 도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04 17:25

수정 2016.08.04 17:25

별과 은하수와 우주.. 사랑과 자유
[그림산책] 이성자 '목동자리의 도시'

프랑스에 정착한 최초의 한국인 여성작가 이성자(1918~2009)는 전쟁과 이별로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항상 예술이 어떻게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향하게 할지를 탐구해왔다.

그녀의 실존적 고찰과 하늘에 대한 관심은 작가의 우주적인 관점을 자신만의 이미지로 형성하게 했는데, 캔버스 전체를 폭죽처럼 밝히고 있는 수없이 많은 물감 방울들은 바로 대기의 신비로움을 표현한 것이다. 이 온화하면서도 동시에 강렬한 화면은 빛과 환희를 연상시키는데 작가는 지구의 기계화, 문명화에 반대하며 현대인들에게 우주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을 전하고자 했다.


작가는 결국 별과 은하수와 우주를 통해 가장 자유롭고, 순수하고, 환상적인 길을 제시하며 기계화된 도시로부터 인간이 받는 존재론적 상처의 치유법으로 사랑과 자유를 역설한다. '목동자리의 도시'(2003년)라는 제목의 작품 속에서도 역시 작가의 그런 관념과 자아는 도상학적으로 기호화된 도시와 대조되는 자유롭고 경쾌한 물감 방울들로 형상화되며 마치 별처럼 광활한 우주를 표류하고 있다.



작가 이성자는 이렇게 기계문명, 물질만능, 인간소외를 비난하는 현대의 예술에 대해 "모든 억압은 서양은 물질, 동양은 정신이라는 대조가 만들어낸 불편함에서 비롯된다"며 "나는 여성과 대지, 지구와 시간, 예술과 우주 등을 주제로 한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서 예술을 우주처럼 감싸 안으려 했던 것"이라고 했다.

변지애 K옥션 스페셜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