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법연수원 28기 잔혹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07 17:31

수정 2016.08.07 17:53

靑 부속실장 '몰카 촬영' 파문.. 법조브로커 김홍수 사건 연루
유우성 간첩증거 조작에 징계.. 최근 오피스텔서 성매매까지
현직 부장판사의 성매매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법조계에 '사법연수원 28기 괴담'이 회자되고 있다. 연수원 28기 수료생들은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으며 1999년 1월 모두 486명이 연수원을 수료했다.

최근 성매매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A 부장판사를 비롯해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정미경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연수원 28기다.

A 부장판사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입장과 징계 절차를 언론에 설명하는 등 공보업무를 관장한 조병구 대법원 공보판사도 공교롭게 28기다.

■다사다난 28기…'몰카'부터 증거조작까지

사법연수원 28기 괴담이 회자되는 것은 해당 기수가 유달리 많은 풍파를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대구지검 의성지청장으로 근무하던 남재호 지청장이 과로로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유우성씨 간첩 증거 조작사건'에 이문성 검사가 연루돼 징계를 받았다.

연수원 28기들이 겪은 풍파 가운데 첫 번째는 김도훈 검사 사건이다. 2003년 8월 당시 청주지검 소속이던 김 검사는 양길승 청와대 부속실장에 대한 '몰래카메라' 파문으로 구속돼 징역형을 살았다. 양씨가 지역 정가 인사들과 가진 술자리를 몰래 촬영해 일부 언론에 제보하면서 불거진 사건으로 대형 권력형 비리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몰카 사건으로 끝나고 말았다.

두 번째 풍파는 2006년 법조브로커 '김흥수 사건'이다. 사건과 관련해 김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당시 서울중앙지검 소속이던 28기 김영광 검사가 구속됐다. '김흥수 사건'이 터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김 전 검사는 조직폭력배 수사 전문검사로 유명했지만 한순간에 피의자로 추락하고 말았다.

뒤이어 28기 출신의 전주지법 군산지원 소속 판사 2명이 지역 유지로부터 아파트를 제공받고 골프모임을 갖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혐의로 법복을 벗는 사건이 벌어졌다.

■정원 500명 첫해…경쟁 심해

'28기 괴담'이라는 말이 법조계에 회자된 것도 이때부터다. 법조계에서는 "28기부터 선발인원이 갑자기 많아지고 다양한 인물이 법조계로 유입되면서 문제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28기 법조인들은 억울하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사시 정원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한 혜택보다는 불이익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당연한 이야기가 된 '변호사 취업난'이 시작된 것도 28기부터라고 전해진다.
사법연수원에서 '취업설명회'를 연 것도 28기가 연수원을 다닐 때였다. 인원이 늘어나면서 판검사 임용부터 불이익을 봤다고 28기 법조인들은 입을 모은다.


'28기 괴담'에 대해 법조계는 "우연일 것"이라면서도 "사시정원 증가로 경쟁이 심해진 게 원인이 되지 않았겠느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