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웰스피부과, 한국인 여드름균 유전체 분석해 맞춤치료 키 잡는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09 10:23

수정 2016.08.09 10:23

웰스피부과, 한국인 여드름균 유전체 분석해 맞춤치료 키 잡는다
웰스피부과 압구정점은 피부미용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한 여드름 치료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본래 사람과 공존하는 장내 미생물의 총체적인 유전정보를 말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피부에 서식하는 세균총(바이러스, 세균, 진균 등 모든 미생물)의 유전체정보를 분석하는 데 한정된다.

이 연구는 여드름의 병인으로 알려진 원인 세균의 종류를 새롭게 해석하고, 여드름이 없는 정상인과 비교해 세균총의 차이를 유전체 분석 수준에서 규명해 여드름치료에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서 진행된다.

인간 세균총 유전체연구는 체내에 공존하는 미생물의 유전체 정보를 해석해 건강한 세균총과 질병과 관련된 세균총, 또는 면역증강에 관여하는 세균총과 면역억제에 관여하는 세균총 등을 분별해냄으로써 이를 암이나 난치성질환의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또 항노화치료나 만성질환치료에도 응용가능성이 높다는 게 알려지면서 최근 의료산업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까지 비만, 자가면역질환, 당뇨병, 과민성대장염, 암 등에서 치료 및 건강 증진에 효용성이 있는 것으로 증명되기도 했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익숙해진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도 이런 연구결과를 이용한 기능성식품으로서 주로 장내 유익균을 늘려 장 건강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인간 세균총유전체연구는 2012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00년 초부터 진행돼 온 인간유전체분석연구의 결과로 유전체 전체 서열에 대한 분석이 간편해지고 비용도 매우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기법을 이용하면 정상적인 사람의 피부나 내부장기에 서식하는 익한 세균을 이용한 치료법을 고안해낼 수 있다.

기존치료가 항생제나 소염진통제 같은 무차별적이고 부작용이 수반되는 약물치료 중심이었다면 미래에는 유해한 세균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거나 유익한 세균만을 이식 또는 배양하는 방식의 자연치유, 생물학적치료가 확산될 전망이다.

웰스피부과는 향후 이번 연구를 아토피피부염이나 알레르기피부염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체 분석 능력을 갖춘 미국과 룩셈부르크 유수 연구 기관, 배지수 대표가 이끄는 지놈앤컴퍼니 최원우 원장이 진료하는 웰스피부과 압구정 본원이 공동 진행한다.

이를 위해 웰스피부과는 여드름치료 임상연구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한다. 한국인 여드름 환자의 정확한 원인균을 찾기 위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여드름 원인균인 프로피우니박테리움 아크네(Propionibacterium acnes)의 서브타입을 분석하게 된다.
참여 대상자는 최근 3개월간 여드름으로 인한 약물복용, 레이저치료 등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여드름 환자여야 하며, 여드름 스케일링 1회가 무료 제공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