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美 입양 FBI출신 서웅기씨..한국 경찰 헌신으로 56년만에 가족 상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5 13:54

수정 2016.08.15 13:54

이철성 차장 도움..발로 뛴 담당 수사관 
美 입양 FBI출신 서웅기씨..한국 경찰 헌신으로 56년만에 가족 상봉


서웅기씨(63·미국명 토머스 마스터스· 사진)는 지난 1977년 미국 캔자스주 최초의 아시아인 경찰관이 됐다. 이후 캔자스대 법대에 진학한 그는 1983년부터 11년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 근무했고 미국 항공보안청, 미국 국토안보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 "오바마 대통령에 감사 편지 요청"
겉으로 성공한 삶을 산 서씨의 마음에는 항상 빈자리가 있었다. 7살의 어린 나이에 가족과 헤어져 미국으로 입양된 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가족'이 빈자리의 원인이었다.

이 같은 서씨의 사연은 지난달 본지를 통해 알려졌다.

그리고 56년이라는 긴 기다림과 노력 끝에 서씨 마음 속의 빈자리를 채워줄 친누나와 마침내 만나게 됐다. <본지 2016년 7월 4일자 28면, 2016년 7월 19일자 25면 참조>
서씨는 자신이 친누나를 찾는 과정에서 무던히도 도와준 한국 경찰에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이철성 경찰청 차장이 직접 수사관을 소개해주는 등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는 "소개를 통해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차장을 만나게 됐고 그의 도움으로 실종 수사 전문가인 이건수 수사관(경위)을 소개 받았다"며 "한국 경찰의 헌신적인 노력과 도움 덕분에 친누나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 경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56년간 찾지 못했던 서씨 가족을 본지 보도 이후 약 2주만에 찾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 경찰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이 차장의 각별한 당부로 서씨 가족을 찾아 나선 이 수사관이 갖고 있는 유일한 단서는 서씨 큰 외삼촌의 이름이었다. 이 수사관은 전국에서 비슷한 나이대의 동명이인 260여명을 우선 찾아냈다. 그리고 다양한 분석기법을 동원, 추려낸 65명에게 서씨의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내게 됐고 마침내 서씨의 가족과 연락이 됐다.

서씨는 "기쁜 마음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편지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 소식을 들은 뉴저지 주지사와 캔사스 주지사 등도 한국 경찰에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삶을, 미국은 기회를"
현재 서씨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사법기관 진출을 돕고 협력하는 NAPOA(National Asian Peace Officers Association)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전·현직 사법기관원들이 주축인 국제범죄예방연대(ICPLEC)의 상임고문이기도 하다. 소수자로 인종차별 등에도 굴하지 않고 어렵게 성공한 만큼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소수자를 돕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그리운 가족을 찾게 된 서씨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 입양자들이 가족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서씨는 "한국은 삶을 준 나라이고 미국은 기회를 줬다"며 "입양자들이 삶의 방향을 찾고 싶다면 가족을 찾아야 한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박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