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본 가는 홍콩 면세 금(金), 한국 공항 환승센터가 경유지 역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8 16:41

수정 2016.08.18 16:41

운반책 모집, 나눠 반출해 세금 회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홍콩의 면세제도를 이용, 금괴 수십개를 한국의 공항환승센터를 거쳐 일본으로 반입하는 사건이 잇따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을 경유하는 동안 우리나라 세관은 법적 제재를 취할 수 없어 이들은 간단한 조사를 받고 풀려나 환승센터가 사실상 금괴밀수의 경유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재 방안 없어 세관도 속수무책"
1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국인 A씨는 홍콩에서 개당 1㎏짜리 금괴 20여개를 면세가로 구매한 뒤 한국에서 모집한 운반책을 동원해 일본으로 가져가려다 적발됐다.

당시 A씨는 홍콩에서 인천공항으로 금괴를 갖고 들어온 뒤 운반책들과 화장실에서 접선, 1인당 금괴 3~5개씩 나눠 운반해 일본공항에서 되돌려받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량의 금괴를 일본으로 가져갈 경우 일본 세관당국에 의해 세금을 부과받지만 소량씩, 여러명이 나눠 소지할 경우 이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홍콩의 면세 금이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지만 금괴 밀수출이라고 규정하기 어려운데다 법적 제재수단 역시 마땅찮아 세관에서도 손 쓸 방법이 없는 셈"이라며 "최근 이 같은 일이 늘자 일본 세관에서 한국인이 몰래 들여오려던 금괴가 다수 압류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 같은 업자들은 금에 소비세를 부과하지 않는 홍콩 등에서 금을 매입, 일본의 소비세분을 포함한 가격으로 팔아 이득을 취하는 이른바 '세금 따먹기' 방식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소비세분이 추가된 대금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환승통로 이용, 출국시 금괴 파악 못해"
그러나 한국 세관은 홍콩 면세금이 세관을 거치지 않아 세금 부과과정 없이 곧바로 환승센터로 이동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괴 반입 및 반출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경유할 경우 세관을 거치지 않고 공항청사 2층으로 들어가 환승통로를 이용, 3층으로 바로 출국하면 금괴 소지 여부조차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의 소비세는 8%에 이른다.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이 지난 2014년 4월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한 후 금 밀수 규모가 계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정부가 오는 2017년 4월 예정된 소비세 10% 인상안을 2년 6개월 가량 연기하기로 결정했으나 소비세가 10%로 인상되면 밀수 인센티브는 더욱 커져 범죄 유혹은 늘어날 것으로 경찰은 내다봤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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