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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혁신센터서 자란 스타트업, 대기업 사업 파트너로 속속 낙점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6 17:59

수정 2016.08.26 20:32

박 대통령,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 참석
#.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패밀리'는 다음달 반려견을 위한 장난감(펫토이) '프렌즈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8월 시제품 개발 후 SK가 전담지원하는 대전혁신센터 드림벤처스타로 선정된 지 1년여 만의 성과다. 골프공 모양의 프렌즈봇 안에는 강아지의 움직임을 인지할 수 있는 센서가 내장돼 있다.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강아지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운동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일본 1위 반려동물 보험회사인 '애니콤'을 통해 현지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유럽의 보험회사 등과도 사업제휴를 협의 중이다. 패밀리가 하드웨어 기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속 성장한 배경에는 대전혁신센터와 SK텔레콤이 있었다.
대전센터는 10개월간 맞춤형 사업화 지원을, SK텔레콤은 애니콤 관계자와의 사업제휴를 주선한 것. 이 과정에서 SK는 패밀리에 지분매입 방식으로 8억원을 직접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국내 창업생태계의 기반으로 자리를 잡은 가운데 최근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 대기업들이 센터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서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대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은 자본과 마케팅 능력이 있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어렵고,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시장을 개척하기 어려운 단점들을 상호 보완하면서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정책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朴 대통령 "창업생태계 활성화로 국가발전 이뤄야"

26일 서울 왕십리로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에는 전국 혁신센터 임직원 및 입주 스타트업 관계자 약 1900명이 모여 주요 성과와 경험을 공유했다. '글로벌 진출 성공스토리'라는 주제로 창업 경진대회 시상과 투자유치 협약식 등을 개최한 것.

지난 2014년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설립된 전국 혁신센터에서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총 1175개의 스타트업이 약 1606억원의 매출 증가와 136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근혜 대통령은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격려사를 통해 "그동안 구축해온 인프라와 양적 성과를 바탕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단계로 한 걸음 더 도약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창의적 아이디어를 민첩하게 사업화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스타트업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지역 발전이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대기업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해 해외진출

특히 박 대통령은 '본 글로벌(born-global·창업초기부터 해외시장 겨냥)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와 관련, 최근 전담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유명 창업지원기관 및 벤처캐피털(VC) 등과 제휴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김인수 패밀리 대표는 "스타트업의 경우 해외에 진출할 때 신뢰를 확보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며 "그러나 SK텔레콤처럼 큰 기업이 우리 기술력과 잠재력을 믿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면서 일본 애니콤과 사업 제휴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광주, 경남, 강원 혁신센터에서 각각 육성된 '맥스트', '소셜빈', '플러스메이' 등도 전담기업인 현대자동차, 두산, 네이버 등과 시너지를 통해 역량을 키우고 있다.
또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전담기업인 삼성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 낙후된 공업지역의 생산성을 올렸으며, 충북혁신센터에서는 LG가 가진 특허를 기반으로 지역기업들이 제품을 개발 중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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