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VR·AR, 일상속으로 들어오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8 17:09

수정 2016.08.28 21:28

여행서 묵을 호텔 안방서 둘러보고.. 과학수업땐 태양계가 눈앞에 생생
NASA 우주비행에나 쓰던 기술, 관광·교육·상업 등 폭넓게 확산
장비들 작아지고 가격도 저렴.. 콘택트렌즈형 기기도 개발중
관련 시장 4년뒤 180조원 성장
SKT, EBS와 손잡고 교육서비스.. 부동산 중개 앱서도 이미 활용
VR·AR, 일상속으로 들어오다
VR·AR, 일상속으로 들어오다

VR·AR, 일상속으로 들어오다

VR·AR, 일상속으로 들어오다

VR·AR, 일상속으로 들어오다


#1.30년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우주비행사들의 가상훈련을 실시했다. 지구에서 구현하기 힘든 우주의 상황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VR를 활용한 것이다.

#2.관광객 A씨는 증강현실(AR) 특수 안경을 들고 여행지 숙소를 나섰다. 낯선 곳이지만 A씨는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AR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 받은 뒤 A씨는 현지에서 버스를 타도 특수 안경을 통해 내릴 정거장과 주변 관광명소가 눈앞에 펼쳐진다. 주변 상가를 걷던 A씨는 앱을 작동시켜 특수 환경을 통해 AR 화면에 나온 도우미에게 자신이 안전한 곳에 있는지도 물어본다.
AR 도우미는 A씨의 위치정보를 파악해 안전 여부를 알려준 뒤 주변 관광명소를 소개해준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낯선 '기술'로만 알려졌던 VR와 AR가 일상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연구개발(R&D)은 물론, 관광과 교육,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산업에 접목되면서 가상과 현실의 장벽을 깨고 있는 것이다.

VR와 AR은 가상세계를 실감나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아직 건설되지 않은 미래도시를 안경 하나로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정부는 VR.AR로 미리 신도시를 보면서 설계의 오류를 개선할 수 있다. 굳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에 가지 않더라도 우주여행을 할 수도 있다.

VR.AR 기기가 작고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값도 싸지는데다 콘텐츠도 다양화되면서 접목되는 산업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VR.AR와 더불어 융합현실(MR, Merged Reality)은 단순히 VR.AR를 혼자 이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이들 기술로 이뤄진 가상공간에서 이용자간 소통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가상공간과 어울리는 현실세계는 낯설지 않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VR.AR은 가상과 현실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현재와 미래를 결합해 교육, 부동산, 관광 등 점차 일상생활의 중심부로 깊숙히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VR.AR 시장 4년새 30배 성장 예고

28일 시장조사업체 IDC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세계 VR.AR 관련 시장은 현재 6조원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4년 뒤에는 무려 180조원에 달해 무려 3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VR와 AR 시장이 아직 초기의 혼란한 시장이지만, 새로운 형식으로 개발된 기기를 바탕으로 실용성 높은 높은 콘텐츠가 결합된 VR와 AR산업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콘택트렌즈형 VR 기기와 이미지로 검색하는 AR 비주얼 브라우저 등이 그것이다.

■교육.문화체험에도 VR.AR 활용

현재 VR과 AR은 교육과 문화체험에도 활용된다. SK텔레콤은 EBS와 손잡고 AR, VR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교육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존 교육용 AR, VR 콘텐츠는 모의 비행 훈련이나 대규모 공사 시뮬레이션 등 한정된 분야에서 활용되는 것에 그쳤다. AR, VR 기술이 교육 전체 영역으로 확장 적용될 경우 TV, PC 등 2차원적인 영상 교육에서 벗어나 3차원 체험형 교육으로 패러다임 변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VR을 통해 어린 학생들이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코끼리, 사자 등의 동물을 교실에서 마치 동물원에 와 있는 것처럼 만날 수 있다. 태양계에 대해 학습할때는 AR 기술을 활용해 우주의 모습을 교실 책상 앞으로 소환, 우주를 내려다보면서 태양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박물관이나 놀이동산을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도서지역 학생들에게는 VR과 AR이 문화체험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SK텔레콤이 산간, 도서지역 정보 소외계층들을 위해 마련한 이동형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관 티움 모바일에서는 VR을 활용해 박물관 유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신라시대 금관을 마치 내 눈앞에 있는 것처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실생활에 VR, AR이 활용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부가 추진하고 있는 VR 플래그십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들은 다양한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VR은 이미 우리 일상 생활 속에서도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부동산 중개 앱 '직방'과 '다방'에서는 360도 VR 영상으로 부동산 매물을 확인할 수 있다. 숙박예약 앱 '여기어때'를 서비스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호텔이나 모텔 예약에 앞서 객실 상태를 360도 VR 영상으로 보여주는 VR 정보 서비스를 도입했다.

위드이노베이션 기획총괄팀 장우용 이사는 "숙박앱 사용자 대부분은 사진으로 객실 분위기를 파악하고 고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이미지 정보가 필요하다"며 "VR 객실 정보를 통해 직접 가보지 않아도 현장에 있는 느낌을 얻을 수 있어 한층 만족스러운 숙소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VR.AR는 일상생활이 될 것"

최근 문화창조아카데미에서 개최한 'VR AR 인사이트'에서 스콧 피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교수는 "현재 콘택트렌즈형 VR 기기가 개발되고 있다"며 "고해상도 기능을 가지면서도 작고 가벼운 VR 기기가 연구되고 있지만 레이저를 사용해서 눈에 쏴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도 연구되고 있다"고 VR.AR 기기와 기술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5년 부터 5년간 나사에서 VR 프로젝트를 공동추진하는 등 VR 개척자로 불리는 피셔 교수는 "VR은 분명 아직 초기단계지만 AR은 곧 일상생활에 자주 쓰이게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VR과 AR은 합쳐질 것이고 이것을 넘나드는 경험이 최종 종착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R 마케팅 전문 기업 '블리파'의 마케팅 디렉터 션 니콜스는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은 무궁무진해지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이 아닌 안경, 콘택트렌즈 등으로 이미지를 디지털에 접목시킬 수 있다"며 "그때가 오면 문자를 치는 키보드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고 영상을 인식하는 것이 검색의 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콜스 디렉터는 이로써 한단계 더 나아가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적용한 이미지 인식을 바탕으로 그동안 문자검색을 거친 브라우저가 아닌 '비주얼 브라우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AR 기능을 넣어 생동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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