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출 20개월만에 빛을 보게 된 배경은?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1 13:49

수정 2016.09.01 13:49

우리 수출이 20개월 만에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반도체, 컴퓨터, 선박, 석유화학, 섬유 등 주력품목이 힘을 낸데다 평판디스플레이(DP), 철강에서 단가 감소폭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자동차 업계의 파업이 없었더라면 수출 증가율 폭을 더욱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8월 자동차 파업으로 빚어진 수출차질은 9억2000만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수출물량 늘이고 단가 감소폭은 줄이고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우선 컴퓨터는 신학기 교체수요에 맞물리면서 부품.SSD 수출이 늘어나 지난 5월 1.2% 이후 6월 19.7%, 7월 39.1%, 8월 23.4%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도체는 갤럭시노트 7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이어 단가도 안정을 되찾아 2015년 9월 이후 월간 최대실적인 5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1개월만에 증가로 전환된 것이다.

석유화학은 역내 일부설비 강동 중단 등에 따른 수출량 증가와 단가회복으로 2015년 7월 이래 최고치인 31억5000만달러를 거둠과 동시에 22개월만에 반등했다.

철강은 2015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여 5개월만에 증가(5.4%) 전환했으며 철강은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포함해 모두 28척 수출, 32억5000만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이 덕분에 지난달 –42.5%였지만 8월엔 89.9%로 증가했다.

차부품은 유럽연합(EU)․중남미․일본 등 수출 호조로 9개월만에 3.2%로 수출 증가 전환했으며 일반기계 및 섬유는 중국․EU 수출 회복, 베트남․미국 수출 증가 등으로 각각 6개월 이후 처음 1.5%, 2.3% 수출 반등했다.

평판DP와 가전은 감소율을 줄이는 형태로 수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평판DP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단가 회복, TV․스마트폰용 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확대에 따라 2015년 10월 이후 월간 최대 실적(23억1000만달러)이면서 같은 해 7월 이래 최소 감소율(-7.1%)로 집계됐다.

가전은 TV․세탁기 등 수출 회복, 프리미엄 제품 수출 확대.TV단가 상승 등으로 전월(–16.6%)보다 감소율(-11.4%) 축소됐다.

반면 자동차․무선통신기기․석유제품은 오히려 감소폭이 확대됐다. 자동차는 완성차 주요업체 파업영향으로 6만5700대 가량 수출에 차질이 생겨 2010년 2월 이후 6년 6개월만에 최저 월간 실적인 23억달러(-14.8%)로 곤두박질쳤다.

무선통신기기는 현지조달 확대 영향을 받은 부분품 수출 부진, 국내 생산물량의 내수 위주 공급에 따른 완제품 수출 감소 영향 때문에 전달 –4.0%보다 5%P 떨어진 –9.0%로 집계됐다.

석유제품의 경우 전년대비 수출단가 14% 하락, 휘발유 정제마진 감소 등으로 지난달 –10.4%에서 –26.9%로 두 배 이상 감소했다.

수출동향을 5대 유망소비재로 보면 화장품 79.9%, 의약품 46.3%, 농수산식품 21.5%, 생활유아용품 14.7%, 패션․의류 20.9%, SSD 37.3%, OLED 12.4% 등이 증가세를 지속하거나 증가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일본․베트남․아세안․인도․중국․미국․중동 등 주요 주력시장 및 신흥시장 수출이 증가 또는 감소율이 축소했다.

■안심하긴 일러...9월 이후 쉽지 않을 것
산업부는 이같은 성과에 대해 수출주체․품목․시장․방식 등 수출구조 혁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했다.

△상반기 중 내수기업 3128개사의 수출기업화 성공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 약 1.5% 확대 △5대 유망소비재 1~8월 중 139억달러 수출(전체 비중 작년 3.6%→올 상반기 4.4% 증가) △올 상반기 전자상거래 수출 1조원(전년동기대비 85.7% 증가)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산업부는 9월 이후 수출이 주력품목의 수출 단가․물량 회복세, 유망소비재 수출 호조 등 긍정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세계경제․금융시장 불안정성 증대, 자동차 업계 파업 지속 가능성 등 하방리스크 확대로 수출 증가세 지속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경예산 3600억원을 활용해 신흥시장․해외 프로젝트 등에 대한 무역보험을 6조5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방침이다.

지사화 사업 1000개사 확대(3000→4000개),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참가기업 2000개사 확대(3000→5000개), 5대 유망소비재 분야에 대한 해외마케팅 강화 등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이 수출입 물류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비상대응반 가동, 수출안내 종합 콜센터 애로사항 접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산업부는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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